연산문화창고에서 만나는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
아이였을 때의 시간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만 있다면 우리는 모든 것에서 마법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이 때의 생각이나 관점을 가질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새롭게 보려고 하고 시도하려는 에너지가 생겨난다. 어른은 아이 때의 그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기에 자신의 관점으로만 판단하고 재난 하기도 한다. 필자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가질 수 있었던 새로운 세상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보이는 것들의 넘어서의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논산 연산문화창고에서는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대표작가 50명의 그림에 대해 접해볼 수 있는 전시전이다.
볼로냐 아동 도서전은 1964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매년 봄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어린이 도서 전문 박람회이다. 60여 년의 시간의 전통을 자랑하며 전 세계 80여 개국, 약 1,500여 개의 출판사 및 콘텐츠 제작사가 참여하는 도서전은 아동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국제적인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품작 가운데 예술성과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에 수여되는 볼로냐 라가치상은 국제 아동문학계에서 노벨상에 비견될 만큼의 권위와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피렌체에서 북쪽으로 레노 강과 사베나 강 사이에 위치한 볼로냐라는 도시는 인구 100여만 명의 규모의 도시로 작은 도시는 아니다. 볼로냐는 펠시나에서 유래됐는데 펠시나는 기원전 4세기 갈리아에 정복되고, 기원전 190년 고대 로마에 정복돼 보노니아로 개칭되었다.
다양한 그림을 보고 디테일을 발견하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한 장 한 장 따로 떼어내 벽에 걸어두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그림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질 때가 있다.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 잔니 데 콘노(1957~2017)의 유작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세계 최대 어린이책 축제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도서전은 ‘글 없는 그림책 경연(silent book contest)’을 열고 그의 이름을 딴 ‘잔니 데 콘노 상’을 수여한다.
한국의 아동문학에 등장하는 그림과 유럽, 미국은 그 색감이나 표현방법이 다르다. 단순하면서도 그 속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다르다. 1960년대는 한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위대한 문화와 창조의 기운이 충만했던 시기였다.
그림책은 어린이가 만나는 첫 번째 미술관이라고 한다.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였지만 어른이 되어서 그 예술성을 잃어버리고 평범하게 살아가게 된다.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이의 관점으로 살아간다면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시대마다 변화하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아이의 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접할 수가 있다. 수많은 작가들이 볼로냐에서 자신의 작품을 그려서 아동문학을 만들어냈다.
"나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나는 우리 안에 아직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여전히 아이인 그 부분을 위한 책을 만든다." - 레오 리오니
바다의 풍경 속에 자욱한 물안개 그리고 사람의 모습과 바람에 낮게 누운 바닷가에서 사람들의 모습에 눈길이 가 닿는다. 책을 읽거나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잠시 멈춰서 숨을 돌린 뒤 다시 길을 나설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내 안에 자리한 여전히 에너지 넘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는 것을 이 전시전을 통해서 느낄 수가 있었다. 선이 그려지고 그 안에 점이 찍히고 낙서처럼 보이지만 그런 것들이 이루어져서 하나의 모습으로 만들어진다. 그것이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