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괴물이나 무능력자 혹은 잉여인간으로 만드는 건 부모
자식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랑 자식을 사랑한다고 착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자식을 키우는 것은 성인이 되어 온전하게 자신의 몫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그런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 자식이 가장 소중하니 특별하게 대한다는 것은 자식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이 그걸 모른 채 자식을 망치면서 그걸 사랑이라고 포장을 하면서 키운다. 자식을 그렇게 키우면 성인이 되어서는 절대 바꿀 수 없는 인간이 되어버린다. 지금까지 일어난 수많은 살인사건이라던가 자신의 일도 제대로 못하거나 심지어 자신의 손으로 밥상도 못 차리는 인간으로 만들어버린 이면에는 부모가 있었다.
1994년 월에 자신의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박한성의 사건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그해에 입영날을 받아놨을 때였다. 대학교 다닐 때에도 용돈이나 쓸 돈은 직접 일을 해서 벌었는데 당시에는 휴학 중이어서 나중에 시드머니가 될 돈을 벌어서 통장에 저금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을 할 때였다. 당시 박한상은 필자와도 그렇게 나이가 차이 나지 않았고 박한상의 부모님이나 필자의 부모님이나 나이차이가 거의 없었다. 박한상의 아버지는 당시 대형 약재상을 하면서 적지 않은 돈을 벌었기에 어릴 때부터 부족함이 없게 자라났다.
많은 무능력한 사람들이 어릴 때 부모의 부유함으로 인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부유했다가 사업이 망했어도 어릴 때의 그 삶을 잊지 못해 그냥 아무것도 제대로 못한 상태로 자라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장남으로 태어나 기울어진 사랑을 받으며 큰 박한상은 강남 8 학군으로 집을 옮기고 전폭적인 지원을 했지만 어릴 때부터 그냥 노는 것이 좋았던 박한상은 영 아버지의 소원대로 커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사랑은 지극했다. 자수성가한 약재상이었던 아버지는 아들을 한의대에 보내고 싶어 했었다.
부모의 사랑을 받았지만 인성교육 같은 것을 받지 못했던 박한상은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일찍 담배와 술을 하기 시작했다. 폭력을 일삼고 힘이 약한 동급생들을 못살게 굴면서도 아버지의 돈으로 인해 퇴학당하지 않으면서 버틸 수가 있었다. 그렇게 자식을 배려해 주는 것은 사랑이 아님을 몰랐던 부모는 미래에 닥칠 끔찍한 일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렇게 계속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지만 박한상을 늦게나마 제어하려고 했지만 이미 성인이 되어버린 박한상은 이제 제어가 가능하지 않은 상태였다.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어찌어찌하다가 원광대학교 토목공학과에 90학번으로 입학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공부는커녕 유흥업소를 들락날락 다니면서 지내다가 1991년에 방위로 군복무를 하게 된다. 이때에도 저녁에는 수입차를 몰면서 압구정을 다니면서 승용차, 여자, 돈에 대한 자랑을 하면서 우쭐대었다. 이때도 아버지는 돈을 잘 대주었다. 이미 쓰레기가 되어버린 자신의 자식이 변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면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남자가 돈을 쓸 때 어떻게 쓰는지 본다. 물론 술집여자들은 돈을 펑펑 쓰는 것을 여유롭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런 남자 중에 멀쩡한 사람은 없다.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했던 아버지는 1993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면서 생활비를 쥐어주었다. 그렇지만 도박에 빠져있던 박한상은 사채등을 받으면서 도박빚을 불려 나가고 있었다. 1994년 1월에는 자기 아버지에게 졸라서 받은 차량 구입비 18,000달러도 도박으로 모두 날려버리고 사건이 일어나기 약 한 달 전인 1994년 4월 20일 돈이 떨어져 부모 몰래 귀국해서 은행에서 신용카드를 만들어 돈을 만들어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다가 발각되어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돈이 떨어지게 된다. 박한상은 도박빚을 아버지에게 갚아줄 것을 부탁했지만 아버지는 거부하고 다시 한국으로 오라고 한다. 한국으로 들어온 박한상을 부모는 다시 집에 들이게 된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대로 돈을 쓰지 못하게 되자 자신의 부모를 모두 죽이고 유산을 상속받기로 계획을 세운다. 먼저 잡화점에 가서 칼을 구입하고 휘발유를 사서 집에 들어온다.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서 옷을 모두 벗은 후에 나체로 신발만을 신고 안방을 연다. 문에서 가까이에 있던 자신의 어머니를 먼저 찌르고 그 소리에 깬 아버지의 입을 막은 채 범행을 지속한다. 이때 어머니가 못하게 하려고 종아리를 물었는데 이때 남은 치흔이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둘을 모두 살해하고 완전범죄를 꿈꾸며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그렇게 조사를 하다가 경찰은 박한상의 몸에 별다른 상처가 없고 머리에 묻은 누군가의 혈액 그리고 이빨 자국을 근거로 추궁하게 된다. 결국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박한상이 유산 때문에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것이 드러났다. 그리고 박한상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1심, 2심, 3심에서 사형이 선고되어 지금까지 감옥에서 잘 먹고 잘살고 있다. 올해로 박한상의 나이는 55살이다.
부모는 자식을 잘 키워야 되지만 귀하게 키운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어린이였을 때가 있고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몫을 할 수 있는 때가 온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모가 자식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지만 자식은 세상에 남겨지게 된다.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모든 것을 해주었던 수많은 부모가 캥거루 자식으로 인해 고생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자신이 경험했던 고생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정말로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가 자신의 길을 열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밥상을 차려서 먹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