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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세 갈래(三) 물결(浪)이 일렁이는 나루(津), 삼랑진(三浪津)

밀양이라는 도시는 영화 속에서 등장하기도 했고 음악으로 만들어지기도 한 도시로 왠지 세상이 싫어지면 살고 싶은 도시처럼 생각도 든다. 살아가는 방법이 모두 다른데도 불구하고 정답이 있는 것처럼 살아간다.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지역에 자리한 간이역 여행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밀양의 삼랑진역은 작은 밀양 같은 느낌이 드는 공간에 자리한 기차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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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과 양산, 김해 세 지역이 접경을 이루는 곳에 자리한 삼랑진읍은 대한민국 경상남도 밀양시의 동남부에 자리한 읍이다. 밀양강이 낙동강 본류에 합류하여 바다로 흘러나가기 때문에 세 갈래의 물경이 하나로 모여 일렁인다는 나루라는 의미의 삼랑진이라고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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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1월 1일은 세계 최장 철도 노선인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개통되었다. 지금도 러시아등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낭만을 선사하는 그 철도가 만들어졌을 때 한반도에서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독도를 병합하여 다케시마로 명명하고 강제로 을사늑약을 체결하였다. 이 시기 1905년 1월 1일 삼랑진 역은 영업을 시작하였으니 한반도에서 일찍 기차역이 운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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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랑진 역은 경부선의 역인동시에 경전선의 시발역으로 삼랑진역에서 시작한 경전선은 남해안을 동서방향으로 횡단하는 철도로, 경상도와 전라도를 연결하는 총 300.6km의 철도다. 삼랑진역이 위치한 곳은 과거 하동면이라 불리던 곳이었다. 삼랑진역이 교통의 요지가 되고 유명해지면서 1928년 하동면은 삼랑진면으로 바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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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이라는 지명이 지금까지 유지가 되었으면 경남의 하동과 혼동할 수도 있었다. 영남대로와 접속하는 수운의 요충지로 조선 후기 동안 낙동강의 가장 큰 포구 중의 하나로 1765년(영조 41년)에는 삼랑창(三浪倉, 후조창 後漕倉)이 설치되어 밀양, 현풍, 창녕, 영산, 김해, 양산 등 여섯 고을의 전세와 대동미를 수납, 운송하며 물자의 최대 집산지로 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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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랑진에서 밀양의 주요 관광지까지는 10여 분에서 40분 정도가 소요가 된다. 영남루, 시례호박소, 표충사, 월연정, 위양못, 만어사등도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삼랑진역에는 급수탑이 남아 잇는데 하부는 석조로 되어 있고 상부는 철근 콘크리트이지만 석조의 무늬를 나타내기 위해 줄눈을 표시하였고 위쪽에 철제 물통실을 설치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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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랑진은 자동차교통의 요지로 삼랑진 톨게이트에서 나오면 마전천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삼랑진역의 건너편으로는 합류한 낙동강이 흐르는데 그곳에는 삼랑진생태문화공원이 조성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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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랑진역이 자리한 곳의 지명은 삼랑진읍 송지리로 전통시장의 이름은 송지시장이다. 한자로 볼 때 옛 지명인 밀양의 하동은 말 그대로 밀양 하단에 자리한 동쪽이라는 지명으로 하동(下東) 지명이 지리 특성이 잘 드러나는 삼랑진(三浪津)이라는 독립적인 명칭으로 바뀌면서 지역의 특색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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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은 밀양강과 낙동강을 따라 이어지는 수려한 강변 풍경과 영남알프스 자락의 지형적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자전거 코스를 조성해 두었다. 낙동강변 코스는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길과 철새 서식지를 따라 달리며, 명례성당, 삼랑진 철교 등 역사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으니 시간이 있으면 자전거여행을 해보아도 좋다. 밀양의 주요 여행지인 영남루, 밀양향교, 표충사 등 주요 문화유적은 자전거 코스와 연계돼 있어, 잠시 정차해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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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젊은 사람들도 파크 골프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올해 삼랑진 파크골프장을 확충공사해서 완공하였다. 삼랑진 파크골프장은 총면적 4만 4150㎡ 부지에 36홀 규모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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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랑진역의 안쪽에는 작원관지가 남아 있다. 영남지방의 동과 서, 남과 북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에 세운 숙박과 검문을 위한 시설이었다. 낙동강변에 있는 작원진이라는 나루터를 오르내리는 사람과 화물도 검문하였고, 임진왜란 때는 밀양부사 박진 장군이 왜적을 맞아 결사적으로 항전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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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삼랑진이라는 지역이 잘 알려진 것은 한국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딸기가 처음 재배가 된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1943년 삼랑진에서 최초로 딸기 재배가 시작되었는데 올해 봄에도 제15회 밀양삼랑진 딸기 시배지 축제가 열렸었다. 작은 마을이지만 삼랑진은 역사와 먹거리, 사람의 이야기와 더불어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는 밀양의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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