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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항구의 낮과 밤

멍게도 먹고 바다여행도 해보고 풍광마저 건질 수 있는 통영 영운항

야간경관특화도시로 잘 알려진 통영시는 동양의 나폴리이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밤으로 만나볼 수 있는 경남의 대표적인 여행지이기도 하다. 통의 노을을 볼 수 있는 노을 라이트 투어는 로컬 가이드와 함께 현지인도 모르는 통영 노을 스폿 체험과 사진 촬영으로 구성돼 있다. 여행상품은 네이버에서 '소속패스' 검색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며 슬기로운 여행경험을 해볼 수가 있다. 일상과 로컬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가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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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통영 바다는 빨간 멍게를 키워내는데 바로 이곳 경남 통영시 산양읍 영운항은 전국 멍게 생산량의 80%를 담당하는 멍게 수확 일번지다. 섬으로 둘러싸여 파도가 많지 않은 지리 환경과, 우리 바다에서 살아남은 종자를 지속 관리해 온 어민들의 노력이 지금의 영운항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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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곳에서 멍게만 먹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아니다. 다양한 먹거리가 있고 여름에도 신선한 해산물이 지천에 있어서 색다른 매력을 볼 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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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운항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활멍게는 전국 곳곳을 향해 산지 직송으로 퍼져나가는데 우선 양식장에서 멍게를 배 옆구리에 차고 온 다음, 멍게들이 바뀐 바다 환경에 적응할 시간을 두어야 한다. 멍게가 바다 밖으로 나오는 시기는 한 철이지만 어민들의 일은 연중 계속되는 셈이다. 멍게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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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이야기는 잠시 뒤로하고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체험은 바로 바다에 배를 타고 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이곳을 오기 전에 잠시 통영의 당포성지에 올라갔다가 내려왔는데 그 아래의 바다에는 어떤 것이 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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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포성지는 고려 공민왕 때에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최영 장군이 수많은 병사와 주민들을 동원해 쌓았다고 전하는 당포성지는 화려하진 않지만,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숨은 가을 명소이다. 노을 시간을 기다려보기로 한다. 매일 오는 노을이지만 왠지 감성에 젖어들 때면 그렇게 바다를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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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갯빛으로 채색된 끝에는 밤길을 밝히는 등대가 놓여 있다. 영운항의 바다는 잔잔하기만 하다. 그러니 이 아래에서 멍게가 충분히 자랄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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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사라지고 나면 밤의 시간이 시작이 된다. 벌써 해가 조금씩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예전에는 7시에도 환하게 밝았는데 역시 가을이 코앞에 다가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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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에 통영을 방문했을 때는 하늘을 수놓는 불꽃쇼가 벌어지기도 했었다. 바다에선 거북선을 중심으로 학이 날개를 펼친 듯 대열을 이루며 화려한 불꽃과 함께 그날의 치열했던 전투를 재연하고 육지에선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장엄한 해설로 감동을 더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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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운항은 통영시내에서 떨어져 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조명이 잘 설치가 되어 있어서 야간에 방문해도 괜찮은 곳이다. 조선업 쇠퇴 이후, 놀거리·볼거리·먹거리·쉴 거리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금도 변신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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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통영은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선정, 2023년부터 3년 연속 진행된 강구안 일원에서 음악 공연과 로컬 마켓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강구안 나이트 프린지' 통영의 아름다운 야경과 지역 이야기를 담은 투어를 제공해 관광객이 통영의 밤을 더 깊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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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미래 100년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산업이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에 도시마다 특색 있는 브랜드와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이 필요하다. 밤이 더 아름다운 도시인 통영시의 영운항에서 늦은 저녁시간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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