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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에 담은 기의 예술

공주 고마아트센터에서 만나는 2025 공주문화관광재단 기회전시

도예가가 만드는 그릇은 정해져 있지 않다. 같은 그릇을 만들어도 어떤 흙을 사용하고 굽기에 따라서 그 색감이 전혀 달라지기도 한다. 공주에서는 지난 9월에 2025 디지털해리티지페스타 With AI가 열렸는데 "AI와 디지털 기술이 문화유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재해석할 수 있는 행사였다. 유산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넘어서 이제는 새로운 길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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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긴 연휴가 시작될 때 공주시에 자리한 아트센터고마에서는 새로운 전시전이 열리고 있었다. 0월 4일부터 10월 12일까지 아트센터고마에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분청의 울림과 정신을 계승해 온 청파 이은구 작가의 '器에 담은 氣의 예술'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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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가을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할 때가 있다. 앞서 나가는 사람은 계절에 약간 앞서서 걷고 다음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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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질감과 백토 분장의 소박한 미감의 분청사기는 가마 속 불과 바람이 만들어내는 우연적 변주의 시간을 지나 비로소 하나의 아름다움으로 완성되는 분청사기의 인화(印花)와 박지(剝地) 기법이 주된 표현방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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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전에서는 다양한 도자 기법을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를 잇는 예술의 언어로 구축해 왔다. 그가 빚어내는 '器(그릇)'는 단순한 생활 도구를 넘어, '氣(기)'의 흐름을 담아내는 매개체로 기능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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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두 테마로 나뉘어 구성되는데 '器_분청의 울림'에서는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분청사기를 중심으로 천목(天目) 도자, 그리고 다양한 기법의 다완(茶碗)을 함께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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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전에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다완'과 다도 관련 작품들을 비롯하여, 역대 대통령 해외 순방 시 의전 선물로 선택된 귀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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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과 함께 조물조물 빚어내는 전시연계 상설 프로그램으로 '나만의 도자기 자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기간 중 매일 3회(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 전시해설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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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온기로 만들어내고 그 기가 그릇에 담긴다. 도자로 유명한 곳은 전국에 여러 곳이 있다. 경상북도의 문경은 찻사발, 전라남도의 강진은 청자, 경기도 이천은 그릇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주 역시 분청사기로 잘 알려진 도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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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_소통과 다양성'에서는 작가의 백자, 청자 그리고 소통의 서사로써 그 시대를 담는 작품을 통해 작품에 담긴 '기(氣)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며, 전통과 현대, 물질과 정신, 인간과 자연의 소통을 아우르는 것을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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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을 넘어선 정신적 울림이며,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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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공주시 고마나루길 90에 위치한 아트센터 고마 2층 전시실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전시기간 중 무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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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공간에서 AI가 세상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지만 직접 볼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가치도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좋은 피부를 가진 사람을 두고 도자기 같다는 말을 한다. 좋은 그릇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좋은 사람의 관점으로 세상을 관조해 보기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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