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립공주병원이 걸어가야 할 길
지금 시대는 물질적인 것이 부족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풍요 속의 빈곤을 경험하는 사회이기도 하다. 몸이 건강한 것은 쉽게 이야기하지만 정신이 안녕한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마음의 병은 무엇보다도 조기 치료가 중요하지만,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편견, 공공 정신의료기관의 낮은 접근성 등 문제들은 정신질환을 가진 이들이 마음의 병을 진단하고 회복하는데 더디게 만들어가고 있다.
1. 공공병원이 존재하고 지향하는 지점
상당수 공공병원은 재정적 어려움과 운영난 속에서도 취약계층 진료와 재난 대응 등 공공 보건의료 기능을 꾸준히 수행해 왔다. 국립공주병원은 취약계층 아동·청소년 조기치료 전담 클리닉과 재난심리지원 프로그램을 해왔지만 여전히 공공의료의 장벽은 높다고 한다. 10대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만큼 우울증·불안장애 학생들의 조속한 치료가 중요하지만, 공공치료 접근성이 제한돼 있다. 국립공주병원과 국립나주병원도 초진 대기일 수가 60일로, 두 달을 기다려야 하는 수준이라고 하니 조금 더 그 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10~19세 우울증 등 진료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울 에피소드로 진료를 받은 청소년들은 지난해 7만 1306명에 달했다고 한다.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청소년들도 급증세라고 하니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접근성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정부는 국립 공공병원들의 필수 의료 및 공공 보건의료 수행에 대한 적절한 보상 체계를 시급히 강화하고, 필수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도 동시에 수행할 필요성이 있다.
2. 덴마크의 의료서비스
덴마크는 매년 세계 행복지수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덴마크에서는 국민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곳 인근 병원에 주치의를 등록해야 하고, 몸이 아프면 주치의에게서 일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주치의 제도는 정신질환자에게도 해당이 된다. 가정이나 직장 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피로감이 과해지거나 우울감을 느낀다면 우선적으로 자신의 담당 주치의에게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하면 된다.
정신과를 직접 찾아가야 하는 심리적 부담과 의료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없어 누구나 거리낌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덴마크의 ‘CPR(개인식별번호) 시스템’에는 모든 환자 기록이 등록돼 있어 의료진들이 해당 환자가 어떤 증상을 보이고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등을 살펴 앞으로 어떤 처방이 가능한지를 진단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을 해두었다.
공공의료기관은 고정 급여지만 사립·개인 병원은 방문 환자 수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데 주치의 제도를 기반으로 한 공공 의료가 주축인 덴마크에서는 사립·개인 병원에 많은 환자가 몰리지 않는다고 한다.
3. 말할 수 있는 안녕
정신질환자들이 언젠가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이들이 지역사회에 더욱 잘 속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역할이기도 하다. 정신건강 분야에서는 회복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적게는 43%부터 고소득자일 경우 59%까지 소득의 절반가량을 세금으로 낼 정도로 세율이 높지만, 의료 서비스는 무료인 덴마크와 단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시스템적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매년 조금씩 정신건강과 관련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정신 건강은 우리의 감정, 사고, 행동 방식, 스트레스 대처 능력, 인간관계, 의사결정 등에 영향을 주는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안녕 상태를 의미한다. 누구나 자신이 그런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리고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매년 10월 10일을 정신건강의 날로 하고, 정신건강의 날이 포함된 주(週)를 ‘정신건강 홍보주간’으로 지정해 정신건강과 관련한 집중 홍보를 추진하고 있다. 국립공주병원의 2026년은 말할 수 있는 안녕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