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난 판교풍경

서천의 시간이 멈춘 마을에서 본 판교의 이정표, 근대역사문화공간

특정 공간에 놓이게 되면 다른 관점으로 생각을 할 수가 있게 된다. 현대인들은 자기 자신이나 친구, 그리고 자연으로부터 소외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되도록이면 타인들과 함께 있으려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고독하며 분리 상태가 극복되지 못했을 때 필연적 결과로 생기는 깊은 불확실성과 불안등에 휩싸이기도 하다. 그렇게 사색하기에 좋은 가을 소박한 풍경 속에 시간이 멈추는 공간을 찾아서 서천의 판교라는 곳을 방문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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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자리한 극장들은 멀티플렉스 극장이 등장하면서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멀티플렉스 극장도 OTT가 확산되면서 점점 잊혀가고 있는 느낌이다. 서천의 판교라는 지역에는 독특한 느낌의 옛 집들이 남겨져 있는데 지금은 보존을 위해 관리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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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살던 집들은 이제 오픈된 공간으로 들어가서 돌아볼 수가 있다. 판교에서는 전시가 올해 말까지 이루어지고 있는데 전시는 판교극자오가 예전에 닭집으로 운영된 두 곳에서 진행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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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가들이 이곳에 자신만의 작품을 남겨두었는데 12인의 작가는 장소의 소멸과 출몰의 감각을 통해 근대 한국인의 기획된 모모가 정체성의 형성과정을 탐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잠재된 애착과 혐오, 공포와 기대의 감정을 느껴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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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흔적은 모두 사라졌지만 우리가 서 있는 땅과 공동체가 가지고 있었던 감각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가 있다. 사라전 것들이 남긴 감정의 층위에 생명과 소멸, 기억등의 관계를 예술적으로 사유하는 여정길을 함께 해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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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는 우연히 혹은 우연적으로 발길이 멈춘 곳으로 그곳에 터를 잡고 길을 내고 집을 짓고 살았다. 서천군 판교마을은 화려했으나 지금은 시간이 멈춰버린 마을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올해는 근대역사문화공간이라는 새로운 이정표가 만들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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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어떤 사랑을 갈망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행복해지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고 사랑을 그렸던 영화를 보면서 사랑을 노래했던 수백 곡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었다. 사람이 살았던 공동체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있었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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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판교에는 국가등록문화유산인 현암마을 내 판교극장, 촌닭집, 오방앗간, 장미사진관에서 '유토피아적 플랫폼의 경계' 2기 기획전시 및 공모작가전을 지금도 만나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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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의 시간이 멈춘 마을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제 전국에는 수많은 시간이 멈춘 마을들이 계속 늘어날 텐데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질까. 북적거리는 도시에서 살다가 판교와 같은 곳에 오면 시간은 멈추다 못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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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 판교면 시간마을(현암마을)이 유휴공간을 활용한 예술 플랫폼으로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 ‘유휴공간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마을 내 유휴 건물을 전시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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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10월 1일~11월 14일)에는 허지예·이웅빈이 참여하며, 이 기간 판교극장에서는 지역성과 전통을 주제로 한 별도 기획전 '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9월 20일~12월 20일)도 열리며 3기(12월 1일~2026년 2월 28일)에는 고보연·주기범이 전시의 마무리를 장식한다. 언제든지 따라갈 수 있는 삶의 이정표가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시간이 흐르는 곳에 놓여서 풍경을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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