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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겨울 바다

울산 해안의 강동누리길에서 만난 미역바위 곽암

날이 거칠고 흐릴 때에도 바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거칠고 바람 부는 겨울 바다 앞에 서면 저 엄청난 에너지에 대한 경외심까지 느끼게 된다. 울산의 바다는 동해 바다이기에 깊은 수심을 가지고 있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울산에서 시도되는 한국형 해저기지는 세계 최대규모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의 자그마한 어촌 ‘신리마을’. 어선이 드나드는 신리항에서 동남쪽으로 1km쯤 떨어진 바닷속에 2027년까지 설치될 예정이라니 미래를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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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강동누리길에 자리한 곽암이라는 해양바위를 찾아가는 길목에서 새로운 시설이 개관을 기다리고 있어서 잠시 방문을 해보았다.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어린이독서체험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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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발달 단계와 흥미를 반영한 맞춤형 체험 중심 프로그램으로 독서와 자연 체험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구성된 울산어린이독서체험관은 옛 동해분교 부지에 지상 2층, 전체 면적 8405㎡ 규모로 지어졌다. 체험관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임시 운영되며, 매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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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고 난 뒤어서 그런지 거친 파도가 쉼 없이 해안가로 밀려와서 부서지고 있었다. 울산의 강동누리길은 북구 개발제한구역 내 5개 어촌마을과 해안변이 이어진 해안산책길이다. 먹거리와 체험거리 특색 있는 볼거리도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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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앞으로 해저도시가 만들어질 수가 있을까. 해저기지가 만들어지게 되면 상주 인원은 잠수 장비를 이용해 메인 모듈 앞쪽 문풀(Moon Pool)을 통해 출입부로 진입한다. 이어 챔버를 거치는 동안 4 기압(해저)에서 1 기압(육지)으로 감압한 뒤 본 공간으로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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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곳에 왔을 때는 회를 먹으면서 바다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했는데 이번에는 조금은 다른 풍경이 앞에 펼쳐지고 있다. 울산의 강동은 약 2,000만 년 전 마그마 활동으로 만들어진 주상절리가 신생대의 신비로움을 품고 있고, 돌미역의 주산지로 삼국시대부터 어업 중심 지였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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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와 마치 불에 탄 듯 새까맣고 평평한 반석이 흑백 대비를 이루고 있어 색다른 경관을 선사하는 풍경을 보면서 싱싱한 겨울 횟감을 맛본다면 울산이라는 지역이 가진 매력을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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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북구지역에는 선사시대부터 귀신고래가 회유했던 곳이라 고래잡이 전진기지가 있었던 어항도 있었다. 지금은 고래를 잡지 못하지만 옛날의 흔적은 어항마다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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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울분위기가 물씬 풍겨나서 그런지 몰라도 바다마저 차가워 보인다. 수천만 년 전에 울산의 앞바다는 마그마가 흘러 잠시 멎고 쉬어간 곳에 남긴 자국을 남겼다. 주상절리는 뜨거운 용암이나 갓 퇴적된 뜨거운 화산재 등이 급격하게 식으면서 만들어지는 균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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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바다의 깊숙한 곳에는 미역바위가 자리하고 있다. 일명 곽암이다. 곽암은 미역바위, 양반바위, 박윤용 바위로 불리고 있는데 박윤웅은 신라말기에 울산지역 호족이었다고 한다. 고려를 세우는데 공을 세워서 왕건은 울산을 흥려부로 승격하고 박윤웅을 흥려백으로 봉하였다. 그리고 이 앞에 잇는 미역바위 12구를 하사 받아 미역 채취권을 가질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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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영조 27년 균역법 시행으로 감소된 세비를 충당하기 위해 조선 정부에서는 권문세족이 사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어장·염분·미역 밭을 국유로 환수했는데 이때 울산의 곽암도 어사 박문수에 의해 국가로 환수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후에 흉작이 이어지자 강동어민들의 원성을 들은 어사 박문수가 조정에 건의, 바위 하나를 다시 돌려주자 그 때사 미역줄기가 줄줄이 뻗어 났을 만큼 영험한 바위가 곽암이라고 한다. 울산의 미역은 깊은 맛이 있으며 감칠맛이 좋다고 한다. 울산의 깊은 바다가 간직한 에너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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