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따오기의 겨울나기

창녕군에서 야생적응에 성공한 따오기들이 맞이하는 겨울이야기

철새들이 이동하는 이유는 먹거리를 찾아 떠나는 것도 있지만 겨울나기를 위해서인 경우가 더 크다. 평생을 그렇게 이동하면서 살아가는 철새들의 이야기는 한국에서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겨울나기를 성공해야만 생존할 수 있고 번식도 할 수가 있다. 겨울이 오면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동물들도 겨울나기를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10.jpg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사육화된 동물을 제외하고 모든 야생동물은 자연생태계로 돌아가야 종족을 보존할 수가 있다.

DSC_1826.JPG

창녕군은 지난 수년간 우포늪 생태환경을 복원하고 따오기 서식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 왔으며 따오기를 방사하며 자연 적응을 돕는 데 집중해 오고 있다. 올해는 자연번식에 성공한 방사 3세대 따오기(유조)가 부모 개체인 방사 2세대 따오기와 함께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하기도 했다.

DSC_2933.JPG

이 따오기는 한반도에서 따오기가 멸종된 지 46년 만에 자연 상태에서 태어나 생존에 성공한 개체로 자연 생태계 내에서 스스로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역사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DSC_2944.JPG

따오기는 사다새목 저어새과 따오기 속에 속하는 새로 몸길이는 70~80cm, 날개 편길이 130~140cm, 부리길이 16~19cm이다. 한국에서 겨울 철새로 흔하게 관찰되었으나 20세기 중반 이후 개체가 감소하여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었다.

DSC_5921.JPG

건강하게 겨울을 나게 되면 2026년에는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지 않을까. 창녕에서 번식에 성공한 따오기는 전국 곳곳에서 적응해서 생존하고 있다.

DSC01605.JPG

시흥에서 관찰된 따오기는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복원되어 2018년에 태어나 2021년 10월 방사된 암컷으로 확인됐으며, 현재는 시흥시 호조벌, 갯골생태공원, 연꽃테마파크 일원에서 활동 중이다.

DSC01743.JPG

생태환경의 복원은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들의 복원만이 아니라 생명과 생명이 만나는 데 있다.

DSC01749.JPG

인간위주의 삶에서 공존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따오기는 그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땅과 푸른 하늘과 창녕 우포늪과 같은 풍경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나무와 새들뿐만이 아니라 인간이 모여사는 사회에서 불평등이 해소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DSC08045.JPG

우포늪은 자연의 소리가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우포늪은 한때 자취를 감춘 따오기의 귀환으로 유명하며 우포늪에서는 새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조심스럽게 위험을 감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우포늪은 국내 최대 내륙습지이자 자연 배후습지로 따오기뿐만이 아니라 큰 기러기, 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등 10여 종의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종 다양성의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겨울 기착지로서의 창녕 우포늪에서 보낼 새들의 내년을 기다려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진해 근대사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