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까지 사노라면

휴먼다큐에서도 나온 적이 있는 106세 할머니의 161년 박도수가옥

100세까지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평생교육원 같은 곳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70세가 넘는 분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 노력을 하시는 분들의 모습이지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자신의 신체적인 여건이 축소가 된다는 의미다. 건강하게 산다고 하더라도 신체적인 제약이 따른다는 의미다. 100세 시대라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과 전혀 다른 사회로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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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다큐 사노라면이라는 방송에서 제천의 박도수가옥을 2022년에 담은 적이 있었다. 그때 이곳에 살던 할머니의 나이가 103세였으니 100세 시대를 직접 몸으로 보여준 적이 있었다. 17세에 제천으로 시집으로 와서 살았으니 제천에 산 인생만 하더라도 웬만한 사람의 수명만큼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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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인 풍경이 있는 농촌은 나이가 들수록 살기가 쉽지가 않은 곳인데 여기에 고택이라면 더욱더 불편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자식들이 대부분 60세를 넘었으니 이 분은 증조할머니로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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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박도수가옥은 곱은자꼴 안채 앞에 '-'자 모양의 문간채를 두고 그 모서리에 '-'자 모양의 건넌채를 배치하여 튼 'ㅁ'자 집을 만들고 문간채 앞에 바깥마당을 설정하여 만들어둔 대농형식의 민가다. 안채는 동치 3년이라는 상량문이 있는데 평면은 중부방식으로 서쪽에 부엌, 안방, 윗방을 차례로 두고 꺾어져서 2칸 대청, 광, 건넌방을 배치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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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지붕을 바꾼 것처럼 보이는 것이 깔끔하게 정비된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지긋하다는 말로도 표현이 되지 않은 나이를 살고 계신다. 지금도 살아계시는지는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살아계신다면 106세의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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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을 사랑했기에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았다. 이 고택은 대청 위에 벽장을 두었다고 하는데 대들보 위에 마루대를 받치는 구조의 포대공은 한국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당시 방송을 할 때에도 화장실은 집 안이 아닌 바깥에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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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부농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평범해 보이는 가옥이다. 한국에서 건축을 하는 사람들은 곳곳에 자리한 고택을 연구해야 한다. 건축을 공부를 했지만 학교를 다닐 때에는 고택을 제대로 공부했던 기억은 없다. 유럽의 건축물은 그렇게 보았는데 한국의 건축물에 대해 많이 접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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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공유하는 공간이다. 현대사회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나 생활반경에서만 살아가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많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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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정말 오래 사신 그 세월만큼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항상 나 때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경험이 좋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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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에서 그렇게 오래 사셨으니 제천이라는 도시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지 않았을까. 그렇게 살아왔고 사람들에게 차를 한 잔 내어주었던 이야기를 방송에서 보면서 저분은 아직도 삶을 살아가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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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을 일구듯 살아왔고 이제는 자식들이 칠순의 나이를 넘어섰기에 삶에 미련이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제천에서 부농이면서 조금은 독특한 한옥을 보고 싶다면 제천 박도수가옥을 방문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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