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장항역은 분위기 있는 풍경 맛집으로 거듭났어요. 춥지 않아요.
올해 충남 12월호의 타이틀 기사를 쓴다면 서천의 야경이야기를 쓰고 싶다. 서천군의 중심은 서천읍이지만 사실 판교라던가 장항이 더 활성화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렇게 잊혔던 도시가 최근 들어 부활을 하고 있다. 장항이라는 지역 역시 그런 지역이었다. 다양한 맛이 있는 거리가 있어서 장항맛의 거리도 남아 있다. 친구가 이곳에서 토목현장일을 할 때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장항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옛 장항역은 깊어가는 겨울, 야경이 건네는 찬란한 초대장에 어울리는 곳이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기다리는 곳, 서천으로 떠나보기에 좋은 때다. 바다에 접해 있는 서천이지만 이곳을 방문한다면 적어도 마음만큼은 포근한 느낌을 받을 수가 있을 것이다.
서천도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서 야경등을 갖추어두고 있다. 서천읍성이나 한산읍성에도 야경이 있지만 장항의 매력은 그 지역과는 다른 느낌이 드는 야경으로 찾아온다. 밤이 안전하고 편안해야 관광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천 장항 1931에서는 2025 서천 문학 주간으로 올해를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충남 서천문화관광재단은 지역 문학 작가를 발굴·지원하는 '2025 서천 올해의 문학인 출판 지원 사업' 참여 작가를 공개 모집하였다. 대상은 64세 이하의 서천 지역 문학 작가로 서류심사와 종합심사를 통해 선정된 작가는 개인 작품집 출판과 함께‘서천문학주간’ 출판기념회 참여 기회를 제공받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닷바람 속에 온기가 스며들어 있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금강하구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에서는 2025 서천 철새여행 행사가 열렸다.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철새들이 금강하굿둑과 장항갯벌, 유부도 일대에 차례로 도착하면 서천의 겨울 하늘은 이 들이 내뿜는 숨소리로 가득 차는 곳이다. 서천군은 매년 200여 종, 수 십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오는 국내 대표 철새도래지다.
야경이 있는 곳에도 철새들도 날아온다. 수천 km를 이동해 찾아온 철새들이 금강 하늘을 가득 메우는 모습은 아이에게는 생태의 신비를, 어른들에게는 자연의 강인한 회복력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옛 철로가 놓인 곳의 주변으로 다양한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고 조형물에는 모두 빛이 설치가 되어 있다.
철길이 서로 교차하면서 지나가는 길에 빛이 비치어지고 탁 트인 광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어디선가에서 나오는 맑은 방울 소리도 들려오는 것 같다. 옛 장항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철길을 따라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의 길을 걸어보았다.
산업의 흔적이 곳곳에 남겨져 있는 낡은 역이 예술의 플랫폼으로 변신을 했다. 일상 속 예술이 때론 큰 울림을 준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겨울 하루의 행복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되는 시간을 가져볼 수가 있었다.
요즘에는 아름다운 나라라는 노래를 자주 듣고 있다. 국악과 성악을 했다는 가수들은 모두 한 번쯤 무대에서 불러본 노래다. 강 물 빛 소리 산 낙엽소리 천지 사방이 고우니 즐겁지 않다는 가사가 어울리는 곳이다.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아름다운 풍경을 이야기할 수 있는 필자는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크리스마스에 앞서서 서천의 장항은 빛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서천 장항은 아직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아 이런 매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방문해 본다면 설레는 밤의 이야기를 담아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