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의림지 역사박물관 기획전시 전 제천의병 창의 130주년
나라가 없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국가라는 정의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과거에도 현재, 미래에도 민족이 가진 의미는 한 사람을 넘어선 존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한민족에게도 여러 번 존재가 지워질 정도의 큰 위기가 있었다. 의병이 일어났던 시대로 돌아가 현재와 다르지 않을 의미를 찾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제천의 의림지 역사박물관에서 쓰이고 있었다.
충북 제천시 의림지 역사박물관이 11월 29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올해 하반기 기획전시인 ‘팔도에 고하노라’를 열고 있어서 방문해 보았다.
제천 을미(乙未) 의병 창의 130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이번 전시는 제천 의병이 일어났던 당시, 전국 팔도 의병운동의 도화선이 된 대장 유인석의 격고문 ‘격고팔도열읍(檄告八道列邑)’ 등 관련 유물을 중심으로 제천 의병 활동과 인물 등을 조명하고 있다.
제천의병이 창의 한 것이 130년이나 되었다. 의병이란 의로운 병사라는 의미로 외세의 침략에 맞서 옳은 뜻을 품고 민간에서 일어난 군사조직이기도 하다. 제천의병은 춘추대의라는 유교적 관념에 따라, 나라와 민족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의병을 일으켰다.
일제강점기에 제천의병은 스스로 호좌의진이라 창하며, 친일 관리를 처단하고 일본군과 싸우며 전국 의병활동을 선도했다고 한다. 제천은 의병의 머슴이요 마지막인 고장이었다고 한다.
호좌창의진은 1896년 2월 유인석 장군이 이필희·인춘영·서상렬·안승우 등과 함께 결성한 의병 연합부대였다. 제천의병제는 1995년 을미의병 창의 100주년을 기념해 창설됐다. 전국 의병장들이 비밀회의를 한 제천시 봉양읍 자양영당에는 의병들의 영정이 봉안돼 있다.
1895년에는 명성황후가 시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명성황후에 대한 평가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그해에는 전국에서 모두 울분을 터트리면서 일어난 사람들이 있었다. 의암 유인석은 제천의병을 조직하고 정의로운 외침아래 사람들을 모았다.
"우리 도가 보존되고 없어지는 것, 국가가 흥하고 망하는 것이 이 한 번의 거사에 있는데, 만약 이 싸움을 이기지 못하고 우리 군사의 사기가 가상실된다면 들이닥치는 강적들을 어찌할 도리가 없을 것이다." - 입암 주용규
제천에서 일어난 의병은 원용팔, 이강년, 김상태 의병장 등 많은 이들이 호좌의진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투쟁을 이어갔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고 지도부가 부재했을 때에도 의병의 정신이 계속해서 살아 숨 쉬면서 이어져갔다.
제천의병은 한말 의병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하고 있었다. 제천의병은 마지막까지도 항전을 멈추지 않았었다. 이름조차 남기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국가를 지키는 것이 결국은 스스로를 지키는 것인 것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을 전시전에서 볼 수가 있었다.
의롭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이번 전시를 통해서 제천 을미의병 창의 130주년으로 방문하는 사람들도 의병의 의롭다는 의미를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