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라는 이름으로 상주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의미의 함창 명주박물관
19세기 영국과 중국의 무역에서 심각한 불균형을 만들면서 결국 아편전쟁으로 이어지게 되었는데 그 중심에 있었던 것이 비단과 홍차다. 중국인들에게 비단은 옷이나 이불 등의 재료로 매우 고급스러운 제품으로 영국에서 생산한 제품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다양한 의류가 매우 저렴하게 생산된 이면에는 재생섬유인 레이온(1891년)과 유리섬유(1925년)가 개발되고 1935년에 미국인 월리스 캐러더스가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에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나일론(Nylon)이 발명되면서 획기적인 변화가 이루어졌다.
상주는 함창명주로 유명한 도시로 함창명주박물관이 조성이 되어 있다. 화학섬유에 밀려 고사 위기로 내몰렸던 '전통 비단' 명주가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명주는 옷감의 소재로 생각되는 재료이기도 한데 상주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나일론이 개발되면서 비단은 고급적인 의류를 만들 때 사용하고 있다. 명주를 사용해서 만드는 견직물은 아시아의 대부분 지방에서 가장 귀한 옷감으로 취급되었으며, 아주 오래전부터 동아시아의 중요한 수출품으로 자리 잡게 된다.
비단을 포함한 견직물은 도자기, 향신료 등과 함께 산업혁명 이전 시대의 무역에서 무역량이 큰 상품 가운데 하나였다. 명주는 말 그대로 천연에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화학 섬유의 전성시대이지만 명주만이 가진 매력이 있다.
양잠과 견직물 제직은 동아시아 각 지역에서 신석기시대에 일찍이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이른 연대의 견직물 유품이 앙소문화와 용산문화의 접경지역인 황하 하류 하남 정주 청태 동이인의 생활유적에서 출토되어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다.
누구나 곱고 이쁜 옷을 입고 싶은 마음이 있다. 지금은 전통의 저편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명주는 오늘날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재창조가 되고 있다.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을 사라고 하며 그 실 가운데 최고 상등품인 참견사를 평직으로 균질하게 직조한 고급 직물이 견이다.
우리나라 한복 문화의 원류인 경북은 비단과 삼베 등 원료 생산에서부터 제작까지 이어지는 전국 유일의 산업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명주박물관에는 명주테마공원도 있는데 명주테마공원은 명주 짜는 공장, 연구실, 명주·뽕나무와 관련된 제품 판매장, 식당 등으로 구성돼 있다. 누에고치로부터 명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명주 짜는 데 필요한 틀이나 도구를 모아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상주시는 경천섬, 경천대, 명주박물관, 성주봉 자연휴양림, 회상나루에 이어 총 6곳의 느린 우체통을 운영하고 있다. 조금은 천천히 살면서 느린 우체통 설치는 그 연장선에서 추진된 것으로 단순한 명소를 넘어 감성을 자극하는 정주 형 관광지로의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명주가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은 거문고나 가야금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상주의 함창이 명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면서 전통을 넘어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곳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상주 함창은 조선시대부터 명주·비단 생산지로 알려졌으나 직물 산업 전반의 침체로 명주 수요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해 왔지만 이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