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입맛을 살리는 보령 천북굴을 만나러 떠난 여행
굴을 생각하면 누군가는 스테미너식으로 먹는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는 제철음식으로 즐기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굴은 맛이 있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찾게 된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굴은 서해 갯벌의 풍부한 영양분을 머금고 자라며, 겨울철 찬바람을 맞아 더욱 단단하고 풍미가 깊어진다. 2월까지는 정말 맛이 좋은 시기로 쫄깃한 식감과 진한 바다 향이 일품이다.
대도시에서도 굴을 구워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지가 않아서 보통은 이렇게 현지를 와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천북굴단지로 가는 길목에서 보령의 여행지중 한 곳이 충청수영성을 쳐다보았다.
보령 9 미 중 하나인 천북 굴은 미네랄과 비타민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타우린이 많아 콜레스테롤과 혈압 저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굴은 일반적으로 생굴로 먹는 것이지만 굴은 굴찜, 굴구이, 굴밥, 굴무침, 굴전, 굴칼국수등으로 먹을 수 있다.
2022년 천북굴따라길(서해랑길 62코스)이 개통되어 천수만의 낙조와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감상하실 수 있는 곳으로 보령시의 서북단에 위치하며 서해안고속도로 나들목(광천)이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카사노바의 에너지 원천이라고 불릴 정도로, 굴은 관능적인 식재료로 여겨진다. 굴은 우리나라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다 잘 자라지만, 위치에 따라 특징이 다른데 남해안의 굴은 크고 맛이 시원하지만, 천북과 같은 서해안의 굴은 작은 반면 맛이 진하다.
매일 아침 굴을 50개씩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카사노바의 굴 사랑은 남달랐다고 한다. 카사노바는 아니지만 필자도 굴을 좋아한다.
2월에는 설명절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이동이 시작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이동하기 전에 먼저 보령의 천북이라는 지역을 방문해 보니 한적하게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설 명절을 앞두고 길은 곧 붐빌 테지만, 지금의 천북은 아직 겨울의 속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굴을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온 사람들만이 자리를 채우고, 바다는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불 앞에 올려진 굴이 입을 열 때까지의 짧은 기다림이 이 계절을 설명해 주고 있다.
천북의 굴은 화려지 않지만 씹을수록 맛이 남고, 먹고 난 뒤에도 기억이 이어진다. 서해의 갯벌이 만든 단단한 질감과 겨울바람이 남긴 깊은 풍미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알아차린다. 그래서 굴은 식재료라기보다 겨울의 맛으로 남겨져 있다. 대도시에서도 굴을 맛볼 수는 있지만, 현지에서 먹는 굴에는 다른 시간이 섞여 있다.
보령의 바다를 보고, 길을 건너고, 자리에 앉아 굽는 동안 생기는 여백까지 함께 먹게 된다. 천수만을 바라보며 해가 기울 무렵, 하루의 끝과 계절의 한가운데가 겹쳐진다. 카사노바가 굴을 사랑했던 이유가 꼭 스테미너 때문만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움직이기 전의 여행은 언제나 조금 더 좋다. 붐비지 않은 길과 덜 채워진 자리 덕분에, 맛과 풍경이 또렷해지는 계절이다. 2월의 천북은 그렇게 조용히 겨울의 맛이 담겨 있었다. 굴이 가장 맛있는 시기, 그리고 여행이 가장 느린 순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