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감성이 있는 제천한방엑스포공원에서 낭만 걷기 해보기.
소원을 빌면 다 이루어진다는 말이 얼마나 듣기 좋은가. 실제에서는 그럴 수는 없겠지만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는 그런 콘셉트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이번에 제천에서 다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방문해 본 곳은 제천 한방엑스포공원이었다. 제천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가 보여준 장면들도 이런 공기 속에서 이해되는 듯했다. 빠르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마음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분위기. 제천이라는 도시는 원래 그런 속도를 가지고 있는 곳처럼 느껴지게 하고 있다.
작년에 제천에서 열린 한방엑스포를 찍기 위해 방문해 보고 다시 겨울에 방문해 보았다. 고즈넉한 매력이 있는 제천시에서 제천 한방엑스포공원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라기보다, 도시가 오래 가져온 ‘한방’이라는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장소다.
제천에서 여러 장면을 찍은 김우빈과 수지 주연의 다 이루어질지니라는 드라마의 장면들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가 있었다. 한방이란 본래 서둘러 낫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몸의 균형을 되찾는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겨울의 제천과 한방엑스포공원은 묘한 공통점이 있다.
제천은 벚꽃으로 아름다운 길들이 적지가 않은 곳이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여 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스트레스 제로,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모든 사람이 건강에 관심이 있다. 한방은 제천을 대표하는 그런 건강을 챙기는 방식 중 하나다. 제천시는 작년에 이어 천연물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소재·제품 개발 지원을 통해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한다.
제천시는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기간에 '제천몰-엑스포'를 연계하는 등 판촉 활동을 끌어올렸다. 엑스포 방문객 유입이 온라인 쇼핑몰 이용 증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제천한방엑스포공원에는 겨울감성이 넘치는 공간이 조성이 되어 있다. 마치 노르웨이의 어떤 공간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하고 있었다.
제천은 조선시대 때부터 내려온 3대 약령시장의 하나로서 전국 약초 생산의 30%, 황기 유통의 80%를 점하고 있는 한약재 생산과 유통의 중심도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공원에서 근육의 이완을 돕고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한방 발 관리 체험, 향긋한 한방 샴푸 만들기, 약초 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한방 체험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는 한의약의 원리·진단·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인 한방생명과학관, 발효식품의 유래와 효능을 알 수 있는 국제 발효박물관, 사계절 내내 한방약초를 관람할 수 있는 약초 허브 식물원, 한방 마을 약초 판매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소원을 빌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설정처럼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가 아닐까 싶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맡게 되는 약초의 향과 한적한 산책로의 분위기는 단순한 산책을 넘어 잠시 호흡을 고르게 만드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드라마 화면 속 이야기처럼 무엇인가가 극적으로 이루어지는 순간은 아닐지라도, 제천에서는 천천히 정리되는 시간이 만들어지면서 다 이루어지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겨울의 공기 속을 걷다 보면, 이 도시는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머물게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