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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마케터 Sep 12. 2022

기획자가 시장을 보는 방법 정.반.합 feat.뉴진스

치열한 아이돌 시장에서 뉴진스는 왜 다르게 보이며 대세감과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을까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뉴진스를 만들어 낸 민희진 대표가 시장을 바라보는 방식 중 하나인 ‘정.반.합’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국내 아이돌 지망생만 약 100만에 가까운 치열한 시장에서 100%에 가까운 성공을 거둔 민희진! 그녀가 말하는 정반합은 마케터/사업자가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이야기가 될 거 같습니다.

헤겔의 변증법을 도식화한 정.반.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정'은 어떤 것이 기존부터 유지되어 오던 상태를 말하며, ‘반’은 정의 반대에서 새로운 상태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합’은 모순적 상태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정’과’반’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한 상태라고 할 수 있죠.

이 정.반.합이 뉴진스에게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마케터가 가져야할 관점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브랜드 예시로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 01. 반 : 무조건 반대가 아니다

뉴진스가 다르게 보이는 가장 큰 이유로 그들의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 등 보여지는 부분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긴 생머리에 통큰 바지 등은 핑클과 SES 등 1세대 아이돌에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메타버스와 SF 등 비현실적인 컨셉을 들고 나와 성공한 에스파 등 경쟁 아이돌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상태를 제시한 거죠.

반의 정확한 의미는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기존의 방식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이런거야! 보다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관점 말이죠. 젠틀몬스터는 기능 등으로 확일화 된 아이웨어 시장에 패션이라는 관점으로 다르게를 만들어 냈고 더 바디샵은 화학 원료를 사용한 기존 시장에서 천연이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유없는 반대가 아닌 선택받는 반대가 되어야 하는 거죠.

민희진의 ‘반’은 뉴진스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소녀시대의 Gee에서 기존 아이돌(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의상과 모습)과 달리 스키니진과 흰티로 친근하고 현실감 있는 ‘반’으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 02. 정 : 근본은 지켜야 한다

트레블(트와이스, 레드벨벳, 블랙핑크)로 대변되는 3세대 아이돌과 4세대의 차이로 ‘세계관’을 들 수 있습니다. 정은 현 시점에서 따라야할 법칙이기 때문에 무조건 거스르면 실패할 수 있죠. 뉴진스 역시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 아이돌과 다른 점은 ‘비현실적인’ 세계관이 아닌 동시대의 10대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세계관이라는 거죠.

‘정’은 브랜드의 본질과 목적을 잊지 않고 근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예로 일본 햄버거 프랜차이즈 ‘모스버거’가 있습니다. 햄버거를 주문하면 2~3분 내로 받을 수 있는 맥도날드 등과 달리 모스버거에서 햄버거를 주문하면 10분 이상 기다려야 하고 가격도 약 10%나 비싸지만 한때 일본에서 애플의 선호도를 앞서기도 했었죠.

가족적인 분위기로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의 본질을 지켰고 일본인 입맛에 맞춘 맛과 위생 등 기본이 통한 결과였습니다. ‘정’으로 승부를 본다면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100가지 이상의 실험을 거쳐 만들어지는 테팔의 프라이팬과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일념 하나로 희귀병 치료제를 개발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린 젠자임이 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03. 합 : 정과 반을 합친 새로운 대안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그룹 요소들을 기가막히게 잘 버무려놓았다"

1세대부터 아이돌을 모두 좋아해왔던 팬이 뉴진스에 대해 평한 말입니다. 합은 정과 반의 장점을 뽑아 새로운 길을 제시해야 하는데 뉴진스는 1세대의 패션과 감성, 4세대의 세계관 등을 잘 조합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죠.

‘합’의 적절한 예시로 SPA 브랜드 자라를 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SPA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패스트 패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SPA가 패션 시장에서 대세감으로 자리 잡았지만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품질이었습니다. 트랜드를 빠르게 반영해 옷을 생산한다는 점은 장점이었지만 그만큼 품질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던 거죠.

자라는 속도와 품질면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으며 시장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패스트 패션의 ‘정’이라 할 수 있는 속도 뿐만 아니라 기존 업체의 ‘반’이라 할 수 있는 품질을 챙겼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빠르게 반영한 제품을 생산함과 동시에 공장에서 라벨을 직접 붙여 매장으로 배송하는 것으로 바로 판매를 시작할 수 있는 속도를 챙겼습니다. 그리고 자라는 광고와 홍보에 큰 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광고비의 절감은 신상품 개발 투자로 이어지며 품질에 더욱 신경쓰고 독자적인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죠. 속도 뿐만 아니라 품질까지 만들어 내고 있는거죠.

➜ 반은 기존의 정에서 다른 대안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는 반과 정의 장점을 모아 합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죠. 그 다음으로 합은 다시 대세가 되면서 정으로 이동합니다.

시장을 정.반.합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특정 패턴이 보입니다. 이는 브랜드의 다음 행보를 결정하는 시각을 갖추게 하죠. 뉴진스는 아이돌의 반과 합으로 대안을 제시해 새로운 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담당하는 브랜드 역시 이런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새로운 기회와 대세감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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