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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찬영 Nov 09. 2018

목표의 부작용

자연분만과 제왕절개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서는 설왕설래 중이지만, 노산, 난산, 산모의 건강 등의 이유로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연분만을 하는 것이 대체로 옳다고 여겨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제왕절개 분만율을 10~15%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제왕절개 수술률이 영국은 약 25%, 미국은 약 33%이며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도 증가 추세에 있으며 놀랍게도 2016년 기준, 42%라고 한다. (OECD 중 2위)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결혼 연령이 늦어져 노산을 하게 된 이유를 꼽는데, 책의 내용에 의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전 세계의 산부인과 병원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1~2분 내에 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아프가점수Apgar score'를 매긴다고 한다.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해 각각 0,1,2점을 매기고 합산하여 그 점수의 높고 낮음으로 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평가한다. 

그런데 아프가점수의 원래 취지와는 달리 병원들의 관심은 엉뚱한 곳에 쏠린다. 

아프가점수가 높은 아이들을 많이 출산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경쟁 말이다.


자연분만 때에 진행이 어려우면 겸자 분만(鉗子分娩)이 진행돼야 하는 데 위험부담을 감수하느니 처음부터 아이를 쉽게 꺼낼 수 있는 제왕절개 수술로 대체하게 된다. 

*겸자분만=집게 분만(자연 분만이 어려울 때, 분만 집게로 태아의 머리를 집어서 끌어내는 분만). 

 그러니까 자연분만으로 얻게 되는 산모와 태아의 많은 이점은 병원의 비즈니스 논리에 묻히고 심지어는 문제를 덮기 위해 제왕절개의 장점이 과장 선전되고 있다. 


이런 평가에 대한 강박은 때로 의사들에게 평가를 잘 받으려면 상태가 좋은 환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묵계까지 돌게 한다.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은 수술하지 않고,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를 수술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현상)  


목표 혹은 평가 방법이 예상외의 부작용을 낳은 예이다. 

차라리 목표가 없다면, 평가하지 않는다면 의사로서의 소명을 갖고 소신 있게 치료하지 않을까.


이번 챕터의 제목이 '무계획이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이다. 

앞서 살펴 본 병원의 예 외에도 대학 랭킹 문제, 위험천만한 그리스 채권이 인기를 끌었던 경우도 그렇다. 

그런데 책에서는 다루고 있지 않지만,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 있다.  

개인의 경우도 무계획이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까?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고 본다.

잘못된 계획(방향이 틀린 계획, 무리한 계획, 터널비전 계획...)은 계획을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그러나 잘 된 계획이라면 어찌 좋은 결과를 낳지 않겠는가. 

내 능력을 간파하는 메타인지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짜인 계획은 일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장기적인 과제의 진척도를 체크하며 목표를 달성하게 한다. 

조직 운영에 있어 발생하기 쉬운 사일로 효과와 같은 방해 작용이 개인의 목표 수행 과정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개인의 계획과 실행은 공공 계획이나 조직의 경쟁 상황과는 달리 순전히 '내 일'(나를 위한 것)이다.  

나를 위한 일에 내 스스로 방해 작용을 방치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사일로 효과 : 조직 내 다양한 부서들이 서로 다른 부서와는 마치 담을 쌓은 것처럼 교류하지 않고, 자기 부서의 내부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조직 장벽과 부서 이기주의를 뜻하는 용어 


그러므로 개인의 목표 성취하기 위해서는 무계획의 아수라장에 맡기기 보다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고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일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든 통찰은 계획을 너무 완벽하게 세우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

미래는 불활실성의 특징을 갖고 있으니 목표와 계획으로 미래를 너무 구속하려다 좌절에 빠지느니,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활용, 단순한 경험법칙을 활용. 예외적 상황을 고려한 여유시간 확보 등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규율과 자율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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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메시MESSY>>(팀 하포드) 읽고,  상 글쓰기 방식으로 쓴 글입니다.  
(*messy : 지저분한, 엉망인)
07 무계획이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289~326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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