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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찬영 Jul 25. 2019

송송 커플이 명심했어야 했던 사실.

[묵상독서 201차] 행복할 권리, 마이클 폴리


송송 커플(송중기, 송혜교)이 1년 9개월 만에 결혼 생활을 종료했다.


신경학 연구에 따르면 매혹의 효과는 대개 12개월에서 18개월 정도 지속된다고 한다.

그 둘은 진정한 사랑으로 맺어진 것이 아니라, 극중 역할과 섞여 서로에게 매료됐을 뿐이라면 연구결과가 정확히 들어맞는다.

한눈에 반하는 것과 같은 류의 매혹은 스탕달의 통찰에 따르면, 상대 인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도취 상태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랑은 자기가 아닌 타인에 대한 행위인데 이런 사랑은 자기가 만든 환상에 빠지는 '자기애自己愛' 단계일 뿐이다.


매혹에 빠진 사람이 느끼는 전율은 코카인 중독자가 느끼는 그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문제는 모든 중독이 그렇듯 곧 내성이 생기고 더 큰 자극을 주입하지 않으면 처절한 무력감에 빠진다.

그러니 서로 뿅~가서(첫눈에 반함의 세속적 표현) 낭만적 사랑에 돌입하는 것까진 좋은데 곧 도취가 깨질 것에 '대처'하지 않으면 때가 이른 어느 날 송송처럼 급격한 파탄에 이를지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개인이든 집단이든 어떤 관계에서도 가장 위험한 사태 변화는 '경멸'이라고 말한다. 290쪽

결혼이 파탄 나는 것은 이 경멸이라는 것이 너무나 부식성이 강하여 급속하게 둘의 관계를 갉아먹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에 매혹이 깨질 것에 '대처'할 것인가.

이성을 마비시킨 콩깍지를 걷어내고 현실의 지상 세계로 내려와야 한다.

눈의 비늘을 벗고 현실을 바로 봐야 한다.

중독에서 벗어나 일상의 책임감을 받아들여야 한다.

요구에서 헌신으로 태도를 전환해야 한다.

(당신이 송송처럼 스타부부라면 최소한 둘 관계에 있어서는 서로 팬들이 각자에게 덧입혀 준 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분장을 벗은 날것 그대로의 얼굴, 이불 안에서 방귀를 뿡뿡 뀌어대는 짜증스러운 습관을 용납해야 한다.)

간혹 조언한답시고 '결혼은 스스로 파는 무덤이다'란 식의 되지도 않는 말은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을 보면 화가 난다.

자신은 무덤에서 허우적거릴지언정 그래도 미래세대에게 그런 저주를 하는 게 아니다.

결혼이 구름 다릴 걷는 것은 아닐지라도, 웬걸 허구한 날 돌짝밭을 걷는 일일지라도 앞으로 사랑하는 후배도 걸어야 할 길이고, 결국 그 길을 걷는 게 옳을 길이라면 결혼에 대해 입술에 침을 바르고라도 찬양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 시골 장터에서 만병통치약 파는 이처럼 결혼이 얼마나 환상적인지 설레발을 쳤고, 이에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후배가 생각을 고쳐먹고 결혼에 골인했었다.

그리고 또 한참 후에 그로부터 나의 흥분한 모습이 결혼에의 확신에 큰 동기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뿌듯했다. (계속 아름답게 잘 살길~)


저자는 창조적 노력이 모두 그렇듯 사랑도 탈진과 쇄신의 순환을 따른다고 한다.

시간과 바른 노력, 인내가 투입된다면 이 순환은 상향 선순환을 이루며 콩깍지 매혹 단계에서 진정한 사랑 단계로 나아 갈 것이다.

이 단계에서 저자는 서로에 대한 집착과 구속에서 정신적 자립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바른 거리두기는 역설적이게도 건설적인 친밀감을 강화한다.

릴케가 말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중대한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 사람처럼 행동해야 한다. 그는 혼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성찰하고 생각하고 자신을 추슬러 자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는 일해야 한다. 뭔가가 되어야 한다."


사랑은 행복이 그런 것처럼 그것에 바로 가 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삶의 부산물이다.

"사랑할 능력은 강렬함, 깨어 있음, 고양된 활력의 상태를 요구하는데, 그런 것은 삶의 다른 분야들에서 생산적이고 능동적인 지향점을 갖고 있을 때의 산물로서만 나타난다. 다른 영역에서 생산적이지 못하다면 사랑에서도 생산적일 수 없다." _에리히 프롬


삶의 열매는 모두 연결돼 있다.

내게 딱 맞는 사람은 꿈속에도 없다.

상대가 경멸스러워지기 시작했다면 먼저 내가 진정한 사랑의 관계를 유지할 수준의 사람인지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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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독서 201차>

위 글은 <<행복할 권리>>(마이클 폴리/어크로스)를 읽고, 『묵상 글쓰기 방식』으로 쓴 글입니다.

책의 주장과 다소 다를 수 있으며, 제 생각이 다수 첨가됐음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행복할권리 #마이클폴리 #욕망의시대 #행복 #정체성 #이찬영 #아침공부 #묵상 #묵상독서 #공부독서


11부 일과 직업이 우리를 구원해줄까

12부 사랑이 우리를 구원해줄까



write by 기록과 미래연구소, 이찬영

시간관리, 목표관리, 학습관리, 지식관리, 자기경영에 관한 글을 쓰고, 강의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 zanrong.com

시간을 만드는 생산성 다이어리, 스케투(sche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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