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예비확진자] Ep7. 낮은 행복의 역치, 그럼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by 드림캐쳐






낮은 행복의 역치

달이 가느다라면 나는 예쁘다고 사진을 찍는다

달이 반 정도 차오르면 나는 곧 차오를 것을 기대하며 두근거린다

달이 동그라면 가장 친한 친구에게 사진을 보내고

달이 밝은 날이면 나는 행복해진다


나는 행복의 역치가 낮다.

행복의 역치가 낮으면 기쁠 일이 많다


잊을만하면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소리가 있다.

"넌 행복할 일이 많아서 좋겠다."

그 말을 들을 때면 나는 그 사람도 내가 느끼는 감정을 느끼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행복을 느낀 순간의 디테일을 설명해주곤 한다.


언제나처럼 도서관에서 책 아이쇼핑을 하다가

우연히 이 책을 보면서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책장을 넘기다

공감 가는 에피소드와 말 한마디가 있어서 골라잡았다.



아내는 무심코 지나갈만한 작은 순간들에도
그토록 자주, 새것이라는 듯 행복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주었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중


책 속, 나와 같은 생활 태도를 가진 아내를 보면서

'작가는 이런 사람을 보면 이렇게 생각을 하는구나.'

'제3자의 입장으로 보니 나는 참 사랑스럽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이 내용을 공유해주고 싶은 친구가 생각났다.





행복을 나누는 사이

나에겐 애인처럼 매일 연락하는 친구가 있다.

INFP와 ENFJ 조합은 최고라고 하던데 이 친구를 보면 꼭 그런 것 같다.

우리는 비슷한 내면을 가졌지만 겉으로 보면 전혀 달라 보인다.


예를 들면

그 친구는 참 상냥하고, 나는 투박하다.

그 친구는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하고, 나는 아닌 건 아니라며 행동한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같아서 매일 연락을 해도 성가시지 않고 편하다.

그건 아마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이 친구에게만큼은 내가 행복을 느끼는 포인트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사진 한 장만 보내도 내가 전하고 싶었던 포인트를 언급하는 답장이 올 때면 가끔은 울컥하기도 한다.

그 행복을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니..

행복하다.


우리는 스마트폰이 존재하기 전부터 자주 대화를 나눴다.

20년 가까이 소통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둘 다 행복을 잘 느끼는 편인데

하루에 한 번씩 행복한 순간을 공유하려고 노력한다.

별다른 설명 없이 사진 한 장으로 행복을 전달하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하며 기분 좋은 대화를 이어나간다.

우리에게 힘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힘든 순간을 공유하는 상황마저 마무리만큼은 긍정적인 멘트로 끝맺음하며 억지 해피엔딩을 만든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조 섞인 말투로 항상 말했다.

"행복은 선택"이야.

행복은 선언이다



이렇게나 행복하려고 노력하는데

나는 달 하나에도 매일매일을 행복해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