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균형발전을 위한 도시관리방안

2022.12.

by 임창휘 경기도의원

“제가 태어나고 자라난 광주에는 사람이 살면 안되는 땅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20가구 정도 모여사는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5가구에 어르신들만 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가장 가까이 사는 친구는 산을 하나 넘어야 했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아이들이 없습니다. 거짓말 같지만, 서울의 동쪽 강동구에서 15km도 떨어지지 않은 상수원보호구역 내 마을의 모습입니다.”


“중학교에 가는 길은 논과 밭이 있고, 가끔 지나가는 차가 있으면 손을 흔들어 세워달라고 했습니다. 그 당시 저희는 그것을 ‘꽁차(공짜차)’라고 불렀습니다. 20년 남짓 지난 현재는 논과 밭, 산은 빌라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놀랍게도 아침과 저녁으로 교통체증도 경험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집 앞에 공장은 있는데 놀이터는 없습니다. 과장된 이야기 같지만, 계획적인 개발이 어려운 광주시 전체의 모습입니다.”


□ ‘동심원 이론’과 수도권의 구조와 성장


도시의 구조와 성장에 대한 고전적인 ‘동심원 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도시가 성장하면서 동심원의 형태로의 확장한다는 직관적인 전제를 가정한다. 2차원 평면의 점이 원(중심에서 반지름이 동일한 동심원)으로 커지는 형태이다.

접근성이 가장 좋은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지대(토지가격)가 감소하고, 이동거리와 교통비용(교통비, 교통체증비용 등)이 증가한다. 가령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집값은 낮아지지만 출퇴근시간이 길어지고 교통비용이 많아지는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교통기반시설을 발전으로 교통비용이 감소한다. 도로와 철도, 현재 수도권의 이슈인 GTX 등이 만들어지면서 중심과 주변도시로의 이동비용도 줄어든다. 하지만 도로와 철도의 길이가 연장과 광역교통망 건설·운영·관리의 비용이 증가를 감안하면 도시확장은 교통비용을 높인다. 동심원 형태의 도시성장이 여전히 설득력을 갖는 이유이다.


수도권은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와 인천으로 둘러싼 동심원의 형태이다. 하지만 수도권의 성장은 합리적인 동심원 형태의 확장이 아닌 남부와 서부로 집중되어 있다. 인구수와 사업체수를 나타내는 지표를 보면 ‘지역불균형’의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경기 서부는 바다로의 공간적 확장이 제한되는 반면, 남부는 계속해서 남쪽으로 확장되어 충청권으로 연결되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확장하는 수도권은 이동거리(교통비용)이 증가하고, 통행량이 증가하면서 교통체증비용을 계속 상승시키고 있다.


예를들면 용인에서 광주를 지나 서울로 연결되는 43·45번 국도가 있다. 43·45번 국도의 교통체증도 심각한 수준이지만, 간선도로와 연결되는 지방도로의 교통체증도 커지는 상황이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43·45번 국도를 이용하는 통행량의 60% 이상은 광주의 외부에서 발생하는 통과교통에 의해 발생한다.


□ 왜 비정상적인 수도권확장의 문제(현상)가 발생했을까?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자연보전권역을 살펴보면 경기도 동북부의 범위와 거의 일치한다. 자연보전권역은 ‘한강 수계의 수질과 녹지 등 자연환경을 보전할 필요가 있는 지역’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2,600만명의 수도권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팔당상수원과 동북부의 수려한 자연환경은 인정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관리’이다.


광주시의 주택유형별 현황을 보면 공동주택(아파트)의 비중은 31%이다. 즉 69%가 단독과 다세대(빌라)로 개발된 것이다. 경기도의 공동주택(아파트)의 비중인 68%와 2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아파트와 좋고 나쁨이나 선호를 떠나 빌라는 아파트보다 도시관리비용이 현저하게 높다. 빌라 등 저밀도 도시개발은 단위면적당 도로·상하수도·전기·통신 등 도시기반시설의 길이가 길어지고, 방범·안전 등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도 증가한다. 즉, 광주는 도시문제로 인한 비용과 함께 타 도시에 비해 더 높은 도시관리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 북부와 동부는 ‘중첩규제’와 주택과 공장 등 ‘개발수요 증가’로 인해 ‘지역불균형’이 커지고 ‘난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비효율적인 도시성장과 난개발로 인한 도시관리비용의 증가는 경기도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관한 추진현황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업무를 진행하면서 전국의 도시를 방문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민간기업에서 일을 하면서는 공동주택·산업단지 개발을 통해 신도시를 경험했고, 도시재생현장센터장을 역임하면서는 쇠퇴하는 구도심과 다시 살리려는 사람들과 공동체들도 만날 수 있었다.


“김포에서 만난 청년은 구도심의 버려진 건물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지역의 청년과 문화예술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연천에서 만난 어르신은 민통선을 통과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DMZ 가까이에서 사과농사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포천에서 만난 상인은 계속 공실이 늘어나는 상권을 살리기 위해 공연을 준비하고 축제를 열고 있었다.” (경기북부주민 인터뷰)


‘지역불균형’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민들은 더 나은 삶과 지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김동현 경기도지사는 ‘경기북부 주민들이 국가안보, 상수원 공급망 유지를 위한 희생을 존중’하며, ‘지금이야말로 경기북부의 성장 잠재력을 현재화해야 하는 적기’라고 말했다.


수도권 신성장의 잠재력을 지닌 경기북부가 독자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특별한 자치권이 부여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피해보상’과 ‘지역불균형’ 해소의 한계를 넘어 ‘대한민국 신성장의 중심, 한반도 평화번영의 심장’이라는 비전을 가져야한다.


‘변화의 경기북부, 기회의 특별자치도’라는 슬로건 아래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 및 실행, 권역별 지역주도 발전 전략 도출, 한반도 메가리전(mega-region) 구상 등을 추진전략으로 수립하고, 한반도 평화번영의 경제공동체 구축, 창의혁신 신성장 거점, 생태환경 패러다임 창조, 문화창의 콘텐츠 경제특구 조성 등 4대 목표도 계획했다. 특히 한반도 메가리전은 남북한이 인프라를 공유하고 경제적으로 긴밀한 연계를 가지며 인적자원과 자본이 집적되는 대도시권 네트워크이다.


2020년 10월 경기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북부는 한반도 메가리전 구축의 준비단계로 경의선 활용과 경원선 복원, 남북종단철도(TK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연계, 역내 전철화 사업, 남북 및 동서고속도로 건설 및 확충, 주요 거점별 산업단지 및 남북 물류단지 조성을 계획에 담았다.


중첩규제를 혁신하는 ‘규제 재설계’와 경기 북부의 ‘신성장전략’과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목표와 실천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경기북도 설치로 인한 인구집중문제, 상대적으로 낮은 북부지역의 자립 기반으로 인한 정체성 확보, 중앙정부와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의 결단 등 추진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난관이 발생할 것이다.


경기도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는 ① ‘규제 재설계’를 위한 ‘수도권정비계획법’, ‘수도법’ 등 개정이 필요하다. ② 수도권집중에 부정적인 중앙정부와 비수도권에 대한 설득과 협의가 요구된다. ③ 경기북도 설치와 규제재설계를 위한 추진계획과 추진조직(추진전담조직, 공론화위원회, 거버넌스 등)을 통한 준비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 경기도의 균형발전과 혁신성장


‘경기북도 설치’ 의제는 경기도 내 ‘지역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균형발전’에서 시작되었지만, 행정분리가 균형발전과 혁신성장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지난 수십년간 경기도 내 균형발전을 경기도정 목표로 설정하여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들을 추진했으나, 여전히 경기도는 지역불평등은 심화되었다. 중첩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과 전략이 필요하다.


헌법과 국토기본법에 근거한 국가공간계획으로 국토의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종합계획인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서도 경기도의 지역별 발전 방향을 도민의 꿈을 실현하는 통합된 경제·생활권 조성으로 설정하고, 공정과 균형발전을 위해 토지의 난개발 방지와 상수원·군사 등 중첩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여 경기 북부·동부, 구시가지 등 저발전지역의 균형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가의 장기적인 국토정책 방향과 전략을 바탕으로 경기도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공간구조와 생활권을 구상하고, 경기도의 장기 비전을 부문별·권역별로 구체화하기 위한 「2040 경기도종합계획」도 현재 수립 중이며, 「2020 경기도종합계획」에서 경기도를 5개 권역으로 나눠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


「2020 경기도종합계획」에는 북부의 경의권역은 고양일산-장항-김초한강-(상암) 디지털문화클러스터, 파주·문산 통일경제특구, 김포·고양·파주 녹색교통체계(철도망) 및 환승센터 구축 등과 경원권역은 동두천·양주·의정부 신발전거점(민군반환공여지), SOC확충, DMZ 평화생태벨트. 섬유·패션산업틀러스터 등, 동부권은 경기-강원 여가관광벨트, 아토피클러스터, 한강 강변문화실크로드, 역세권개발, 구리·남양주·하남 녹색시범도시벨트 등 발전전략이 계획되어 있다.


‘균형발전과 혁신성장’을 위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계획과 함께 실천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가 있다.

첫째, 경기도의 ‘중첩규제’를 해소와 ‘균형발전’을 기반으로 미래산업과 메가리전 등 ‘혁신성장’의 비전과 정책, 세부추진계획 등의 계획수립을 필요하다. 기존 ‘국토종합계획’, ‘수도권정비계획’에 포함될 수 있는 실질적인 노력과 ‘경기도종합계획’, 시군의 ‘도시기본계획’ 등에 반영되어야 한다.


둘째, ‘중첩규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균형발전’에 대한 필요성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의 변화는 느리고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수립된 계획과 정책들이 실현될 수 있는 강력한 실천의지가 요구된다.


셋째, 공공의 역할을 확대하고, 경기도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기 동부와 북부는 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가(토지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계획 없는 해제는 난개발이 발생하고, 공공의 편익보다는 사적이익의 극대화될 것이다.


경기도에는 경기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GH 등 공기업이 있다. 경기도가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계획과 장기적이고 미래가치를 담는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 경기 동부권의 체계적인 관리방안


지난 수십 년간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적정하게 배치하도록 유도하여 수도권을 질서 있게 정비하고 균형 있게 발전시키겠다는 목적으로 1983년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제정하고 이를 토대로 경기도 동북부(광주·구리·이천·가평·양평·여주·남양주·용인·안성의 전부·일부)를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하여 엄격히 규제해 왔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자연보전권역’에서는 국민경제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 한하여 (오염총량관리계획 시행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시행하는 택지조성사업, 도시개발사업, 지역종합개발사업 또는 관광지조성사업 중 그 면적이 6만 제곱미터 이하인 것은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에만 개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공업용지 조성사업 또한 면적 6만 제곱미터 이하로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것만 허용하고 있다.


오염총량관리계획 시행지역에서는 이를 다소 완화하여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추진할 수 있는 개발사업의 규모를 확대하였지만, 기본적으로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은 엄격하게 규제받고 있다.


광주시는 자연보전권역,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팔당호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1권역, 배출시설 설치제한구역, 수변구역 등 각종 규제가 중첩되어 있으며, 광주시 행정구역 전체가 자연보전권역에 해당한다. 도시행정구역 중 99.3%는 팔당특별대책 1권역, 24.2%는 개발제한구역, 19.4%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광주시의 남종면, 남한산성면, 퇴촌면 일부는 사실상 거의 모든 건축행위가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첩규제로 인해 광주시는 계획적인 도시개발이 아닌 기반시설 없이 무분별하고 산발적인 난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기반시설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규모의 빌라들만 무성하게 들어서면서 주민들의 생활환경은 열악하고, 여전히 나쁜 방향으로 진행중이다. 무질서한 도시확장(난개발)으로 교통, 주거, 교육 등 다양한 도시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비점오염원의 증가로 인한 상수원보호구역의 수질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 동북권은 개발규제가 많지만, 서울과 서남권의 토지와 주택 가격의 상승으로 개발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도로와 철도 등 교통여건개선으로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난개발은 더욱 증가하고 있어 체계적인 도시관리방안 마련이 매우 시급하다.


경기 동북권의 체계적인 도시관리방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① 현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기도 차원에서의 추진전략이 필요하다. ② 중첩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의 발굴과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발전을 위한 대안정책 발굴이 필요하다. ③ 인공지능 및 AI·데이터 등 미래산업을 동북권에 유치하와 투자가 필요하다. 경기도가 주도적으로 ‘규제재설계’를 통해 공공택지를 개발하고 민간협력을 통해 신성장동력의 확보해야 한다.


경기도의 ‘규제재설계’와 ‘신성장전략’을 통해 경기 동북권의 불균형 해소와 체계적인 도시관리방안을 마련하고, 경기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대한민국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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