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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회복일지

《회복일지》그날, 나는 쓰러졌다. 글이 나를 세워줬다.

“그날의 나에게 보내는 첫번 째 편지”

by 해정

2025년 3월 19일, 나는 병원을 나서는길에

집 거실에서 쓰러져버렸다.

쓰러지자마자, 난 목놓아 울었던 것 같다.


살려달라고 몸부림 치던 그날의 나의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보면 어땠을까?

하지만 나의 그 간절한 소리와 몸짓은 아무도 모른다.

거실 창문을 바라보던 내 눈빛도,

어린 아이처럼 울먹이던 나의 목소리도,

그 날의 내 모습은

우리 집이라는 공간만이 기억하고 있다.


겨우 걸음을 걸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실핏줄이 터진 얼굴을 보게 됐다.

나의 그 얼굴도

우리집의 화장실 거울이 기억하고 있다.


나는 그렇게 나의 모습을 기억하는 하나뿐인 공간에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건 내가 세워졌기 때문이다.

글로 인해 내가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이제 더 이상은 참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젠 나를 잃고 싶지 않았다.

무너져버린 나의 그 날에게 전하고 싶었다.

일어나길 잘했다고,

살아내길 잘했다고,

니가 살아냈기에 이 글이 쓰여지고 있다는 걸,


그 날의 나에게 닿기를 바라며 이글을 적어본다.

또,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다면

그게 나의 또 다른 삶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날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의 나는 그 모든 마음을 글로 담아내고 있다.


글이 나를 세워준 것처럼

이젠 내가 글을 세워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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