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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jung Kang Dec 20. 2017

겨울 제주 여행기

여행기를 쓰게 될 줄은 몰랐어요

3박 4일간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올해엔 제주를 4번이나 다녀왔는데...

갔던 곳 중에서도 또 가고 싶은 곳이 많고, 못 가본 곳 중에서 가볼 곳도 너무나 많아서.. 앞으로도 매년 두번 이상은 갈 것 같다.


일정

(첫째날) 공항 - 렌터카 픽업 - 은희네 해장국 - 이마트 - 순정문어(커피) - 공항 - 친봉산장 - 가시식당 - 숙소(돌트멍)

(둘째날) 숙소(돌트멍) - 위미 동백군락지 - 털보네 고양이 - 김영갑 갤러리 - 유동커피 - 자구리 해안 - 홈플러스 - 온누리빵집 - 부두식당 - 숙소(돌트멍)

(셋째날) 숙소(돌트멍) - 송악산 산책로 - 춘미향식당 - 오설록 티하우스 - 월령리 선인장 마을 - 한림바다생태체험마을 - 숙소(유지공간)

(넷째날) 숙소(유지공간) - 렌터카 반납 -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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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첫째날)

은희네 해장국 - 소고기 해장국

우진해장국 대기가 너무 길어서, 저번에 제주 사는 지인과 함께 갔던 은희네 해장국을 갔다(다른 지점). 메뉴는 소고기 해장국 딱 1개. 메뉴판에 적혀있지는 않지만 '선지빼고' 의 옵션을 선택 가능하다. 패스트푸드보다 더 빨리 나옴. 고기도 많이 들어있고 국물이 시원하다.


가시식당 (표선) - 두루치기

정석비행장 근처라 대한항공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식당. 대한항공 훈련중이였던 아는 오빠 만나러 갔다가 처음 가본 집을 재방문함.

제주의 두루치기는 뭍에서 먹는 두루치기와는 달리 파절이와 콩나물을 잔뜩 넣어서 먹는 것이 특징. 서귀포 용이식당 등도 유명한데, 개인적으로는 가시식당이 더 맛있었다. 목살도 맛있으니 여러명이 가면 둘다 즐기는 것을 추천.. 볶음밥은 먹을 수 없다.

(둘째날)

털보네 고양이(위미) - 일본 가정식

동백군락지를 보고, 가까운 곳에서 식사하고자 검색하다가 발견. 굳이 일본음식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점심이니까 부담스럽지 않게 먹자는 생각에 갔는데, 음식이 훌륭했다.

흑돼지덮밥, 흑돼지생강구이, 타코라이스(문어 타코 아니고 멕시칸 타코), 탄탄멘. 이렇게 4가지 메뉴를 섭렵했는데, 모두 맛있었다. 모든 메뉴가 평균 이상은 할 듯?

게스트하우스도 한다고 하니, 한번 머물면서 술을 먹어도 좋을 듯.. (나베나 우동도 맛있어보인다..)

(스포) 털보도 고양이도 없다. 곰같이 생긴 까만 강아지가 있었다.

유동커피

서귀포 시내 이중섭거리 근처에 있는 유명한 커피집. A,B,C 3가지 타입의 핸드드립과 그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다. B타입이 내 입맛엔 맞음. 기다려서까지 먹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가격은 비싸지 않음. 밀크티가 맛있다고 하는데 다음에 갈 일 있으면 먹어봐야겠다.


온누리빵집 (대정) - 우유식빵

우유식빵이 정말 맛있다는 얘길 듣고, 방어 먹으러 모슬포 가는 길에 들러서 사옴. 단 돈 2,500원인데 정말 최고의 식빵을 경험했다. 우유식빵을 좋아하고 자주 먹는 편인데, 보통 파는 식빵은 너무 짠 경우가 많다. 다음에도 지날 일이 있으면 꼭 여러봉지를 사겠다고 다짐함.


부두식당 (모슬포) - 대방어회

오직 대방어회 하나 먹으려고 1시간 넘는 거리인 모슬포까지 왔다. 대기표를 받아 기다리고.. '특대방어회'를 시켰다. 스끼다시가 좋은 횟집은 아님. 대방어가 있으니 다른 것은 다 필요 없는 것이다. 활어회보다는 숙성회, 회보다는 스시를 더 좋아하긴 하는데 대방어는 진리였다. 흰 부분은 광어의 대뱃살처럼 고소하고, 붉은기 있는 부분은 붉은살 생선마냥 기름지면서도 느끼하지 않았다. 회 먹다보면 질려서 초장을 찍어먹게 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초장은 필요하지 않았다. 대방어 맛은 알아버렸고. 2,3월에는 부시리가 맛있다고 하니 그때 또 ...


(셋째날)

춘미향식당 (산방산 근처) - 고기정식

7,000원에 돼지 전지 구이 + 옥돔튀김이 나온다. 돼지고기는 보통이였고, 옥돔 튀김이 너무 맛있었음. 가족여행때 옥돔구이를 먹고 고등어 시킬걸.. 하며 후회했었는데, 7,000원짜리 정식에서 이런 맛을 보다니.. 놀라웠다.

한림바다생태체험마을 (한림항) - 우럭조림

뭍에서는 회로만 먹는 우럭을 조림으로 먹다니.. 조림은 갈치나 고등어만 먹어봤었는데, 우럭 조림도 맛있다. 갈치/고등어는 생선 자체의 향이 좀 진한 편인데 우럭은 향이 진하지 않아 좀 순수한(?) 생선살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짜지도 맵지도 않고 적당한 양념.

회도 판다고 하지만 가성비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한다. 한림에서 회 먹을거면 사형제 식당을 가라고 추천받았음.

어항 바로 근처에 있고, 통통배를 타 볼 수도 있다는데.. 추운데 배는 무슨 배야. 그냥 열심히 먹기만 했다.


볼거리

친봉산장 (송당리)

(먹거리에 넣기엔 뭔가 미안한 느낌이라 볼거리에 넣어버림! )

마구간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산장. 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됨. 화로 불 쐬면서 겨울 느낌 만끽하려면 겨울에 가는 것을 추천!

산장이라 산속에 있을 것 같지만.. 그냥 마을에 있음. 대중교통으로 가긴 어려운 위치라 차를 끌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리쉬 커피를 파는데, 위스키 함량이 적은 편이다 (마셔도 운전이 가능하다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신 아이리쉬 커피를 기대한 나로서는 살짝 아쉬웠지만.

레미와 오름이라는 견공들을 만날 수 있음. 둘 다 너무 순함.




위미 동백군락지

어떤 할머니가 해초를 캐고 품을 팔아서 모은 35냥으로 땅을 사서 동백을 심었다는 동백 군락지. Tmap 찍고 갔는데 별로 안피어있어서, '아직 안폈구만..' 하고 잠깐 보다 갔는데, 알고보니 네이버 지도로 찍고 갔으면 만개한 동백을 볼 수 있었다고 함. 뭐 그래도 봤는데 굳이 또 보러 가나.. 하는 생각에 다시 가진 않았다. 만개한 동백은 보는 느낌이 또 다를지도?

겨울 동백을 보기 위한 곳으로는 카멜리아힐이나 다른 명소들도 있다. 보는데 오래 걸리지 않으니 겨울에 온다면 볼만하다고 할 수 있겠다.

김영갑 갤러리

제주 오름을 사랑한 고 김영갑 사진작가의 갤러리. 버려진 초등학교를 고쳐서 만든 곳이다. 작품집에 있는 오름 사진이 걸려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긴 했지만.. 전시관 자체의 분위기는 충분히 좋았다.

어린 아이들을 데려온 관광객이 조금 있었는데, 애들을 데려올 만한 곳은 아닌듯.

자구리 해안

지난번 다이빙하러 와서 묵었던 서귀포항 쪽 숙소 근처의 해안. 정방폭포까지 쭉 걸어가도 좋지만 겨울엔 추워서 비추. 잠깐 차 세워놓고 바닷가 구경하긴 괜찮다. 춥지 않다면 산책하는 것도 추천하고, 밤에 별 보러 오는 것도 괜찮다.

근처에 해물탕 맛집이 있음. 호림식당 가봤는데 괜찮았고, 기억나는집도 좋다고들 함.

오설록 녹차밭, 티스톤 다도체험

오설록 녹차밭은 겨울이라 다소 황량했지만, 사람이 별로 없어서 좋았다. 그 많은 사람들은 다 건물 안에 있더라..

티하우스에서 뭘 사거나 먹어본 적은 있었지만, 이번엔 처음으로 다도체험을 해봤다. 사전 예약을 해야 하고 시간당 최대 20인, 50분 정도 진행한다. 유료(15,000원)

본격 다도 체험하기 전에 입구에서 추사의 세한도와, 일대기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고, 체험 공간으로 들어간다. 공간 자체도 아름다웠고, 주변 자연 풍경이 어우러진 것도 좋았다. 겨울이라 약간 황량했는데 봄이나 여름에 오면 더 멋질 것 같다. 사람들이 신기했는지 지나가면서 계속 사진을 찍었다.

체험공간 안에 들어가면 개인별로 다구가 준비되어있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차를 우려내서 마신다. 한 종류의 차여도, 처음 우릴때랑 나중에 우릴 때 맛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 주전자 안에서도 따르는 순서에 따라서 맛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체험 때, 발효차인 삼다연을 직접 우려서 마셨고, 냉녹차도 나왔다. 계속 마셔야 하니 너무 배부른 상태로 가진 않는 것이 좋겠음.

숙성고에 내려가서, 눌러서 초콜렛 모양으로 만든 발효차를 한잔 더 마셨고, 구경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차 넣는 공간이 있는 텀블러와, 오설록 티하우스 할인권을 준다. 쇼핑은 체험 후에!

가까운 곳에 추사 유배지와 추사관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공간이지만(입장료도 단돈 500원) 월요일은 휴관이라서 못갔다.

송악산 산책로

올레길 10코스 시작점으로, 해안 절벽도 볼 수 있고, 언덕을 살짝만 올라가도 산방산과 형제섬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송악산 전망대까지 가면 마라도와 가파도를 볼 수 있다. 이번엔 날도 춥고 시간도 별로 없어서 10분정도 산책하다 왔다. 올라가는 길에 말잘듣고 순한 댕댕이가 한마리 있다.



월령리 선인장 마을 산책로

백년초는 초콜렛으로 먹어만 봤지 선인장 마을은 처음으로 가봤다. 짧다고 하기에도 너무 짧은 산책길이고, 선인장은 이쁜지 잘 모르겠지만, 바다 풍경은 기가 막힌다. 캘리포니아 여행할 때 갔었던 Point Lobos가 생각났다. 마을 군데군데 벽화도 그려져 있고, 최근에 강식당을 촬영했다고 한다. 사람 많아서 북적거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네..


숙소

서귀포 명랑해녀홈스테이 - 돌트멍

https://www.airbnb.com/rooms/13947777?s=51

해녀/해남 부부가 하는 홈스테이(독채). 깔끔하고 조용해서 좋았다. 둘째날 아침 커튼을 열자마자 눈이 쌓여있는 풍경이 환상적이었음.

주방도 잘 되어있었음. 끼니를 해결한건 아니고, 밤에 간단한 간식이나 안주만 해먹었지만.

웃풍이 약간 있지만 난방이 잘 되어 춥진 않았음. 온수도 잘 나오긴 했으나.. 중간이 없이 뜨겁거나 차갑거나 한 경향이..

책도 좀 비치되어있었다. 읽을 것이 많진 않았고, 주인인 해녀분의 자서전 '명랑해녀'를 재밌게 읽었다.

조식이나 야외 바베큐는 체험해보지 못했다.

귤나무가 있다. 따먹어도 된다고(손으로 따면 안되고 가위로 잘라야 한다) 하셨지만, 시간이 안나서.. 마지막날 가는길에 싸주셨음. 꿀맛!

멋진 견공 '소라'가 있다. 사람들 소리는 신경도 안쓰고 멀리서 동네 개가 짖으면 월월 짖으심.. 크지만 의외로(?) 빨라서.. 방심하다 발도장 찍혀서 옷을 버림ㅋㅋ


금능 유지공간

https://uzspace.modoo.at/

일행의 지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다른 게스트들이 없는 상황에서 쓴 특수한(?) 상황이라 객관적인 평가는 좀 어렵지만..

4인실(도미토리)가 이층침대가 아니라, 아예 콘크리트로 발라져 구분된 공간을 제공한다. 위에서 부스럭거려도 아래에 진동이 전달되진 않을 듯 (소음은 있겠으나..) 다른 방은 모르겠음.

겨울이라 화장실은 좀 추웠음. 따신물은 잘 나온다.

계단 아래 공간에 파우더룸을 두어, 머리 말리거나 하는 사람들이 굳이 방에서 소란을 피우지 않아도 되게 되어있다.

2층 공용공간엔 책장이 아주 멋지게 쌓여있다. 그 사이에 jbl 스피커도..(트위터에 문제가 있는지 살짝 지직댐). 볼만한 책도 꽤 있고, 보드게임도 있었는데 못해봤다.

마음에 드는 퍼즐을 만나서 엄청 매달리다가.. 우연히 2번 풀었고, 다음날 아침에 정복했다 (캬캬)

사장님이 수육을 해주셨는데 엄청 배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맛있었다. 굴라쉬를 못먹어봐서 아쉽..



차량

쿠팡 통해서 빌리카에서 렌트. SUV이길 기대했는데 티볼리를 받았다. 엑셀, 브레이크 감이 내 차랑 달라서 처음에 급출발 급정거 조금 했는데, 금방 적응 했음. 트렁크가 넓지 않고, 카오디오도 좀 아쉬웠지만.. 반대로 차가 작아 주차는 편했다. 빌리카 일처리 빠르고 맘에 들었다. 스노우체인 넣어줬는데 눈은 왔지만 체인을 쓸 일은 없었다. (눈이 쌓여있을만한 도로는 출입 통제되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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