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말하는 내게
넌 항상 말했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고
미래를 말하는 내게
너는 말했다
단 한 번도 나와의 미래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곧이어 배신감을 느꼈고
그다음은 늘 불안했다
언제든 너는 나를 떠날 수 있으므로
함께 미래를 꿈꾸지 않는 너에게
더 이상은 무엇도 기대할 수 없었고
때때로 혼자서 사랑하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곤 했다
그렇게 이별을 말하고 나서 나는
우리가 이렇게 된 건 네 탓이라고
원망과 아픔의 말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진짜 헤어짐의 이유는
나의 두려움 때문이었다
내가 너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죄책감과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나 자신이 견딜 수 없었다
후회했다
후회 속에 하루하루는 느리게 지나갔고
아무리 많은 눈물을 흘리고 아무리 깊은 한숨을 뱉어도
다시는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