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 아이에게
2017년 책 52권 읽기 스무 번째 책입니다.
계속해서 난도 샘의 글을 읽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빌리자면 그는 뼛속부터 그리고 날 때부터 선생이 될 운명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생일도 입학식이 있는 오늘 3월 2일이라고 합니다. 저는 오늘 그의 책 한 권을 읽고 답글을 남기는 것으로 난도 샘의 생일을 축하하려 합니다.
전작인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 역시나 현업에 있는 교육자라서 이 시대 청춘들의 아픔을 이렇게 깊이 있게 이해를 할 수 있을까? 누군가 지금 내 심정을 잘 이해하고 들어준다면 큰 힘이 될 텐데... 만약 우리 두 아이가 청춘이 되어 힘들어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마도 그가 소비학을 연구하고 있고 세상의 트렌드를 읽어 내는 일을 하면서 함께 생활하는 이 시대 청춘들의 심리를 잘 읽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은 사람들은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청춘들만이 아니라 나도 아픈데 우리 세대(내가 속한)를 위한 책을 난도 샘이 써 준다면 큰 힘을 얻을 것 같은데... 실제로 난도 샘은 그런 요청을 많이 접했나 보네요. 이 책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청춘들이 어른이 되는 과정의 아픔을 표현한 책입니다. 어른이 되면 청춘들이 가진 모든 아픔들이 다 사라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져보지만 어른이 되는 과정도 여전히 쉽지가 않습니다.
이제 겨우 어른이 되려는 흔들리는 그대여,
진짜 인생에 들어온 것을 연민으로 환영한다.
그리고 건투를 빈다.
난도 샘은 어른이 되는 과정을 진짜 인생으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청춘은 인생이 뭔지 모르고 나의 인생을 찾기 위해 방황하고 힘든 시기였다면 어른이 되는 과정은 그 인생을 알고 모르고에 상관없이 몸으로 부딪혀가면서 인생을 알아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건투를 빈다고 말합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아서 시작했던 일도 다람쥐 챗바퀴과 같은 반복만 계속되면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내 인생에서 행복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고 힘든 나날은 언제 끝이 날지? 설마 죽음이 올 때까지 이 일을 반복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 그래서 이 문구를 늘 가슴에 품고 있지만...
이것 또한 다 지나가리라.
인생에서 힘든 시간도 행복했던 시간도 언젠가는 다 지나가고 새로운 시간이 주어지게 됩니다. 문제는 그 인생을 이미 살아보았던 나가 아니기 때문에 그 시간을 버텨내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결국 사람들 간의 차이는 그 시간을 어떻게 이겨 내었느냐에서 발생합니다. 난도 샘은 '모죽'과 '비등점'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 과정을 넘어 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른이 되는 과정 중 또 하나의 어려움은 무엇일까? 변화에 대한 도전과 시도입니다. 삶을 살면서 '지금 이것은 정말 아냐', '난 이 일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을 거야'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생각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죠. 왜?
지금까지 쌓아온 내 인생의 어쭙잖은 기득권들을 전부다 내려놓을 수 있다는 스스로의 결의가 따라 준다면 우리 인생은 리셋이 가능하다.
'기득권'이라는 것, 실은 알량하다. 한 번 손에 뒤면 잃을까 두려워 전전긍긍하게 되지만 더 큰 포부가 있는 사람은 놓아야만 한다. 숨을 크게 쉬고, 다시 놓아 버리고, 그리고 다시 시작하면 생각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다시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아무도 못 말릴 열정이 더해진다면...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어쭙잖은 나를 버려야 새로운 나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미래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를 포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의 무엇을 포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지금은 혼자인 나가 아니기에 아내와 함께 많은 얘기도 나눠봤습니다. 이 책을 통해 그런 시간을 가졌다는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그리고 작은 결심을 해 봅니다.
매일 똑같은 오늘을 반복하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 난도 샘 '웅크린 시간도 내 삶이다'에서
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행복이란 그 자리에 머문 채로는 향유할 수 없다. 걷기 시작한 길을 쉬지 않고 걸어야만 얻을 수 있다. - 기시미 이치로 '미움받을 용기 2'편에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한 가지... 용기
'아모르파티' - 내 운명을 사랑하자. 그리고, 미움받을 용기를 키우자. 막연한 도피가 아니라 명확한 도약이라는 자기 확신이 있을 때 '결정적인 순간'은 만들어진다. 그 순간을 위해 천천히 서두르며 준비를 하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우리를 보고 있는 것은 남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사람의 성격은 끊임없이 변한다. '규정하다'는 영어로 define인데, 울타리를 둘러서 한정 짓는다는 의미다. 우리는 왜 자꾸 자신을 규정해서, 정장과 변신의 가능성에 울타리를 두르려는 것일까? 왜 나조차 나 자신에 대해 판단하고 가두치 못해 안달하는 걸까?
깨달음은 항상 조금 늦게 오는 법이다. 그러므로 지금 뭐든 시작해도 전혀 늦지 않다. 우리가 아니 내가 '남의 눈'에서 조금만 자유로울 수 있다면 많은 것은 달라질 것이다. 이 생각을 굳히기 위해 바로 '미움받을 용기 2'를 읽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