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경 or 직무 전환 시리즈]
코로나로 타격을 입었던 직종이 정말 많았다. 나 또한 학교에서 일을 했기에 초비상이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원격수업'이라는 것을 하라는 교육부의 지시가 처음에는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더군다나 내가 가르치는 '체육' 교과는 원격수업이 더욱더 어려웠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투덜거리던 것도 잠시 학생들과 온라인상으로 만나 줌으로 원격 체육 수업을 진행하던 나, 그리고 모든 선생님들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선생님들은 못하는 게 없다. 그 어려운 시기를 잘 버텨내 학생들에게 서툴지만 최선의 수업을 제공할 수 있었다.
나는 코로나로 타격을 입었을 당시 서울에 계셨던 선생님의 SNS를 통해 '전국 체육교사모임'에 참여하게 된다. 체육 원격수업 콘텐츠 제작을 하게 되었고 전국 각지에서 10명 정도의 선생님들께서 모였다. 영상,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촬영 현장이 신기했고 실력이 뛰어난 선생님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 콘텐츠 작업도 여름 방학을 반납하며 진행했었고 자가로 서울까지 가서 참여했던 기억이 있다.
체육 선생님으로서 누구보다 열심을 다하는 교사였지만 나에게는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퇴근 후가 더 바쁜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었고, 또 학교 밖에서 하는 활동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왜 그렇게 가만히 있을 수 없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호기심도 욕망도 비전도 항상 컸다. 그런 꿈에 비해 나는 실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그런가 질보단 양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던 나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렇게 몸부림을 치던 나에게도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곤 했다. 서울에 계신 선생님들의 콜이었다. 예컨대 '선생님은 서울 와야 돼요.', '강원도에 있기에 좀 아까워요.', '함께 일하고 싶어요.' 등등 부족한 나의 몸부림을 발견하고 알아봐 주는 분들이 계셨다. 그때 처음으로 느꼈다. 나는 어릴 적 시절부터 대학생 때까지 축구 선수로서 실력을 입증받지 못했기에 프로로 데뷔도 못하고 꿈을 접어야 했는데 이렇게 학교 체육 선생님으로서 인정을 해준다니 정말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2023년이 되었고 나는 교회 청년부 공동체 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애초에 23년도에도 강릉에 있으려고 했었기에 불(?) 태우자는 마음으로 회장직을 맡았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담임으로서 체육 선생님으로서 욕심도 많이 부리며 학생들과 재밌는 시간도 많이 보내고 나 스스로도 성장하기 위해 책도 많이 보며 연구도 많이 했다.
스스로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2023년을 보내던 중, 여름쯤 내 마음에 이런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니 인생은 한 번뿐인데, 용기 있게 좀 더 도전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서울, 그곳은 어떤 곳보다도 밝고 빠르고 사람이 많은 데 왜 자살률이 높아지고 저출산이 심각해지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들었던 생각은 '그럼 이 인생에 있어 한 번쯤은 나를 던져봐도 좋지 않을까?' 와 같은 결단이 서게 되었다.
지금 이 글을 작성하면서도 신기하다. 정말 저런 의구심과 호기심으로 이렇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가며 지내고 있는 게 참 놀랍다. 나로 인해 자살률이 낮아지고 출산율이 높아지긴 어렵다.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이전 보다 더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일조할 수 있는 것도 나에게는 정말 어려운 부분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살고 있고 살고 싶고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이 바닥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왜? 도대체 왜? 헬 조선이라는 말과 돈돈돈, 자살률, 우울, 불안, 저출산 등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들로 도배가 되고 있는 걸까. 앞으로 나의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나는 그냥 한국에서 살아가는 30대 미혼의 청년이다. 나는 뛰어난 것도 없다. 능력과 실력도 생각보다 없다.
그저 내 마음에 불타올랐던 그 마음으로 서울이라는 곳에 왔다.
이 어려운 세상을 살아갈 때 한 생명체로서 누군가를 살리고 돕고 싶다. 그리고 절대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것들도 다 변한다는 것을 증명해 내고 싶고 결국 '행복'이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주변에 있는 한두 명에게라도 전하고 싶다.
나는 '나'를 던졌다. 던져진 나의 모습들은 도대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