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경 or 직무 전환 시리즈]
나는 축구선수 생활을 10년 동안 했다. 그래서 어딜 가더라도 사회성이 필요한 단체 생활은 자신감 있게 잘할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게 선수 생활을 끝으로 사범대를 나와 교사 생활을 시작했고, 결국 미생에서 나오는 그 회사의 생활은 해보지 못한 채 살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로 올라와 새로운 직무로 전환을 하고자 애썼고 그렇게 도전하게 된 직무는 퍼포먼스 마케터였다. 마케터가 되기 위해 정말 애썼다.
결국 작은 회사지만 생 신입인 나를 받아주는 회사가 있었다. 나중에 여쭤보니 면접 때 간절함이 누구보다도 절실해서 뽑았다고 말씀해 주셨다. 근데 정말 절실했다. 30대 초반에 고향을 떠나 아무 곳도 없는 서울이라는 낯선 땅에 왔으니 말이다. 직장도 알아보지 않은 채 맨땅에 헤딩을 하러 온 거였다. 그렇게 나를 잘 봐준 회사에 계약서를 작성하며 3개월간 수습을 하기로 했다.
그전 1주일 간 회사에서 교육을 받기로 했다. 입사 동시에 실무에 바로 투입이 되어야 하니 마케팅 용어와 실무 관련된 일들을 알려주시는 교육이었고 나는 다이어리에 가득 메모하기 바빴다. 나는 그렇게 첫 회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의 교사 생활과 회사에서의 신입 사원의 생활은 어떻게 달랐을까?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구분해서 말할 수 있겠다.
일단 나는 완전 쌩 눈치 없는 신입이었다. 1주일 교육을 받을 때에는 그래도 나름 인사도 씩씩하게 하며 잘 보이기 위해 애썼다. 그런데 근무가 시작된 날부터 당황의 연속이었다. 점심 식사비도 미 포함이었다. 그래서 11시 50분 정도부터는 사람들이 알아서 막 움직였다. 누구는 컵라면 먹고 누구는 부루스타를 가져와서 무언가를 조리해 먹고 누구는 직원 식당에 가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아니 회사는 당연히 밥을 주는 게 아니었구나, 처음으로 당황했다.
학교에서는 급식으로 매번 맛있게 먹었었는데 참 황당했다. 그리고 밥을 먹으러 갔는데 7명 중 남자는 한 명이었다. 바로 나였다. 2~30대들끼리 모려 그래도 좀 나았지만 혼자였던 나는 그래도 뭔가 이질감을 느끼면서 밥을 먹으러 같이 다녔다. 또한 밥을 먹을 때에도 되게 눈치가 보였다. 나이는 나랑 동갑 또는 어렸는데 그래도 입사로 치면 내가 제일 막내였기 때문에 뭔가 이상하게 꼬인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근무 중에는 또 얼마나 조용~하고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지.. 정말 지옥 같았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말하고 하는 직업을 갖고 있었고 또 나의 성향도 굉장히 밝고 활발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직무는 그와 전혀 달랐다. 조용히 입 꾹 다물고 7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하고 말도 많이 못 하고 또 컴퓨터 작업은 대부분이 엑셀 시트를 활용한 업무가 주로 하는 업무였다.
물론 신입이기에 다른 업무보다는 일일 리포트를 작성하는 일을 해야만 했다. 근데 그 반복적인 일을 하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힘들고 고달팠었다. 그렇게 경험 1도 없는 회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앞으로의 나날들이 어떨지 참으로 난감했다. 솔직히 나의 선택과 판단이 너무나도 잘못된 것은 아닐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고 보니 회사 생활은 너무나 참담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회사 생활을 해보는 것과 안 해보는 것의 차이는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