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경 or 직무 전환 시리즈]
휴, 이게 무슨 일이람? 학교에서도 메신저를 썼는데 이 회사를 오니깐 슬랙이라는 걸 쓰네?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으니 난 처음 경험했다. 그리고 업무의 7~80%는 이메일이었다. 이메일도 KT 비즈(?)라는 채널을 통해 아이디를 부여받았다.
정말 처음 경험하는 이 모든 것은 쉽지 않았다. 회사 내부에서는 슬랙을 쓰고 회사 외부 사람들과는 이메일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그래서인지 이메일을 보낼 때 참조로 팀장님과 모든 사원들의 이름을 추가로 해야 하고 또 내가 보낸 이메일 하나하나 다 살펴보고 있다는 것도 나에겐 큰 부담이었다.
서른두 살에 이메일 하나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으니, 나 원 참. 그래서 첨부파일과 이메일 문구도 보고 또 보고 또또 보고 수정해서 완벽히 수신자에게 전송했다. 그래도 실수는 또 발견되었다. 세심하지 못한 나의 모습에 자존감이 처참히 무너져만 갔다.
한 번은 잠도 잘 못 자고 오고 여럿 힘든 감정들이 있는 가운데 이메일 답변을 간결하게 쓰다가 실수를 했다. 인사도 없이 그리고 소개도 없는 짧은 답변으로 보낸 것이 지적사항이었다. 전송 후 꾸중을 듣고 생각해 보니 터무니없긴 했다. 회사 신입 사원이 단답을 하는 경우는 참 어이없긴 했다.
전송 취소도 되지 않으니 그냥 내 이름, 내 상사, 내 회사에 먹칠하는 것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메일 하나 보내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일까? 누군가에겐 당연하고도 쉬운 일이지만 나에겐 쉽지 않았다. 그 이유는 처음 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이 그랬다. 좋은 컨디션과 정신이었다면 좀 달랐을까..?
나는 깨짐의 반복을 통해 1% 깎인 줄 알았던 나의 경험치가 알고 보니 1%의 쌓임이라는 것을 늦게 깨달았다.
오늘도 잘 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