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ㅣ사람을 낚는 어부는 맞네

[서울 상경 or 직무 전환 시리즈]

by N진인생

10명 이내로 구성된 회사, 회사 설립 3-5년 정도 된 자그마한 회사였다. 온라인 마케팅과 TV 마케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있다고 생각했고 나는 경험이 부족하기에 빨리빨리 배우고 싶은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그래서 입사 후 실전 투입이 바로 가능한 회사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 급급한 나의 태도는 결국 나 자신을 쓰러뜨리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뭐가 그렇게 급했을까? 강릉에서 아주 잘 지내왔던 나의 모습을 내려두고 서울에 도전하러 온 것이 뭐가 그리 대수라고 그랬을까? 나는 급했다. 그리고 불안과 걱정에 휩싸인 나날들을 보냈다.



잘 알지도 못하는 퍼포먼스 마케팅 용어와 높은 기술을 요하는 엑셀 기능까지 나는 뭐하나 잘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리고 회사 생활도 처음이기에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어색하고 착잡했다. 매일매일이 혼란스러웠고 힘들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나는 잠을 잘 못 자고 있는 상태였으니 몇 배는 더 힘들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는 업무적으로는 취약하고 무너졌지만 회사에서 만난 동료들과는 너무나 잘 지냈다. 팀장님 그리고 사원들과도 잘 지냈다. 그 공간 속에서 정말 재미있는 활력을 불어 넣어줬다. 웃음도 많이 선사했고 부정보다는 긍정적인 언어와 태도를 취하는 나의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많이 전달되는 것이 느껴졌다.



여기서 느낀 것은 ‘회사에서 내가 잘해야 하는 것은 퍼포먼스 마케팅이고, 맡은 클라이언트가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다. 하지만 그 외에 동료들과의 분위기를 잘 만드는 것도 회사 내에서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그게 맞는다면 나도 그것에 이바지하고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참 외롭고 힘들었었다. 그래서 나 혼자 자화자찬을 하며 스스로 힘을 냈고 긍정의 힘을 끌어당겼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성향과 특징을 잘 파악하고 빠른 눈치로 말을 걸고 듣고 리액션 하기 바빴다. 나는 회사 생활을 일찍 했으면 참 잘했을 것 같다.



이제는 사회생활에 어느 정도 찌들어 30대가 되었고 아는 게 많다 보니, 회사 생활이 나에게 주는 이익과 손해를 저울질하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찾아온 짧은 사회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그 쉽지 않음 속에서 발견한 나의 은사와 역량은 참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나는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수 있다. 될 것이다. 되었다.


내가 잘 살기 위함도 있겠지만은 누군가를 잘 살려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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