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경 or 직무 전환 시리즈]
이곳은 어디일까? 집이랑 가까운 회사에 취직을 했고 버스도 10분 정도만 타면 되는 거리다. 근데 아침 출근길엔 사람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강릉에서 그토록 누리고 싶었던 그 광경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아침 출근길에 찌든 사람들,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회사에 끌려가고 있는 것만 같은 사람들..
나는 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던 부분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 웃으면서 좋은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고 휴대폰보다는 책을 읽고 싶었고 또 끌려나는 나의 모습이 아닌 즐거움으로 기쁨으로 회사에 출근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출근한지 1~2주 정도 되는 그때가 기억난다. 나도 푹 쳐진 어깨와 마음을 겨우겨우 붙잡고 출근하고 있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큐티는 했지만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 책을 읽는다고 했지만 나는 유튜브로 엑셀 영상을 보고 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이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바뀔 수 있는 건가? 난 절대 그러지 않아야지, 절대 그러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불면증, 우울, 불안, 수술, 첫 회사, 첫 직무, 30대 신입 등 정말 많은 변화를 줬기에 당연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한숨도 자지 못하고 출근하는 그 길은 정말 최악이었고 힘들었다. 출근도 출근이지만 퇴근길이 더 힘들었다. 회사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을 스스로 인지하고 이렇게 막막한 회사를 내일도 와야 한다는 생각에 그냥 걱정부터 앞섰다.
그리고 퇴근하며 휴대폰을 열어봐도 연락 오는 곳도 없었고 나를 반겨주는 사람도 없었다. 저녁에 먹는 그 한 끼도 겨우겨우 먹었다. 오늘은 사 먹을까, 집 가서 해먹을까에 대한 생각도 참 많이 했다. 벌어뒀던 돈도 다 쓰고 전세로 넣어놨기에 휴대폰 통장에 보이는 금액이 점점 줄어만 가고 있었다.
그 숫자들이 나에게 주는 비참함과 불안은 생각보다 꽤 컸다. 그렇게 2024년도 상반기 겨울은 매우 춥고 외롭고 힘들었다. 내일은 다르겠지, 내일은 괜찮을 거라는 생각도 도저히 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결국 나는 이런 생각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다. 그냥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