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경 or 직무 전환 시리즈]
드디어 올 게 왔다. '로그아웃' 전원 Off 상태가 되어버렸다. 24시간 365일 내내 로그인, 전원 On 일 것만 같았던 나란 존재는 결국 무너졌다. 넘어졌다. 휩쓸렸다. 모든 게 꺼져버렸다. 아팠다. 힘들었다.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고민에 고민에 또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왜 이런 부정적 감정의 늪에 빠졌을지 생각해 봤다. 아마도 잘해야 된다는 압박감이었다. 그것도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그런 압박감이었다. 나 스스로와의 싸움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한, 타인에 의한 무언가였다. 왜 내 삶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넘기려고 했을까?
대체로 인간은 인정욕구, 즉 잘해야 된다는 그 고유의 분위기와 문화, 또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말고 이겨야 한다는 그런 분위기가 퍼져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도 인간이다. 그래서 그 모든 걸 경험하고 인지하고 누린다. 그런데 그것은 불안과 염려, 걱정, 두려움, 책임이라는 무거운 단어들과 함께 찾아온다.
그 중간 과정은 생략한 채, 누군가를 밟고 올라갔을 때의 모습과 잘 되었을 때의 모습, 그리고 잘난 나의 모습만 상상하며 그 중간 과정의 감정은 생략할 때가 많다. 내가 그랬다. 그저 슈퍼맨이 되고 싶었고 어벤저스가 되고 싶었다. 참 유치하고도 현실성 없는 그런 생각을 지금 30대인 나도 했던 것이다. 어찌 보면 현실 감각이 매우 떨어지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십중팔구 이거라고 말할 때 나는 저거다 라고 말하면서 진중한 척 의사결정을 내린 셈이니 말이다. 그 의사결정엔 정말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책임이 무조건적으로 무겁지만은 않다는 것도 시간이 지나며 점차 느끼게 되었다.
처음엔 무거웠다. 정말 무거웠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며 그 무게를 질 수 있는 요령도 생기고 또 한편으론 내 신체에 걸맞은 근 성장을 위해선 기준으로 세운 그 이상의 무게를 쳐야만 했다. 내 인생, 삶도 마찬가지다. 성장을 위해선 비로소 적당한 무게보단 무거운 무게도 쳐야 한다. 그 무거운 것이 찾아온 때가 지금일 뿐이다.
긍정으로만 덮기보단 사고하고 성찰하며 성장한다. 나도 로그아웃 되었을 때는 모든 게 꺼진 바람에 당황하고 일어서기 힘들었다. 근데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같다. 로그아웃, 즉 번아웃이 된 이유에 대해서도 배웠고 다음부턴 이런 부분을 스스로 성찰하고 솔루션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돈으로도 사지 못하는 경험을 샀다. 그 값을 치르는데 정말 힘들었지만 말이다.
나의 서른둘에 찾아온 로그아웃은 사실 값진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