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ㅣ와르르 무너지다.

[서울 상경 or 직무 전환 시리즈]

by N진인생

올 것이 왔다. 내 삶의 모든 부분이 무너졌다. 모든 게 싹 다 무너졌다. 내 건강도 일도 직장도 미래도 자존심도.. 모두, 버티고만 있었지 첫 번째 도미노가 뒤로 넘어가니 그 뒤로 다른 도미노도 순차적으로 무너졌다. 넘어지는 관성을 나의 힘으로 이길 수 없었다. 참 무서웠다.



작년 한 해, 정말 잘 지냈었다. 개인의 성장도 가시적으로 드러나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고 나름 겸손함을 갖춘 채 자신감을 가진 그런 상태였다. 그랬던 결과는 결국 서울이라는 곳으로 오게 된 24년 1월부터 샅샅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스스로에게도 속이게 된 부분들까지도 모든 것이 드러났다.



난 자존심이 세다. 근데 나 자신에게도 자존심이 세다. 그래서 이 문제가 점점 더 쌓이고 쌓여 큰 문제가 된 것 같다. 그렇기에 그 파장은 어마 무지하게 컸었다. 불면증이 왔고 우울증이 왔고 공황장애가 왔고 더 이상 뭐하나 붙잡을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인생의 끝자락까지 생각해 보게 되었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으로선 저 때의 시간들을 잘 이겨냈다고 생각하고 이겨낸 나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힘들었던 그때를 생각하면 기억이 생생하다.



병원 약으로 가득했던 밥솥 앞 책상, 불 끄기 전 먹던 수면제,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려고 누웠을 때의 그 공포감, 눈만 감고 진짜 별의별 생각을 다 하게 되었었던 그 잠자리, 새벽 3-4시만 되면 집 앞에 쓰레기차가 와서 정리하던 그 트럭 소리, 냉장고 소리가 언제 켜지고 꺼지는지 알 수 있었던 그 새벽 잠, 수면 유도제, 수면제, 명상, 호흡법, 안대, 귀마개, 수면 도움 되는 차, 반신욕, 온수 샤워, 운동, 이불 교체, 배게 교체, 음악 듣기, 친구 집으로 초대하기 등. 안 해본 게 없었다.


아주 박살이 났었다. 도대체 왜, 도대체 무엇이 나의 모든 일부를 파괴시킨 것일까?



그리고 나는 무엇 때문에 불안에 가득 찼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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