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즈음에
사랑을 외치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책을 좋아한다. 밥먹듯이 책을 읽는다. 밥보다 책이 더 좋을 때도 있다. 지금껏 활자로 접한 수많은 책 중에서 삶의 태도를 정립해 준 책을 꼽으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추천하고 싶다. 삶에 대해 잘 모르는 순간에 삶이 회의적인 때에 읽게 된 이 책은 지친 나로 하여금 삶에 대한 열정을 되살려주었다. 이렇게 살아서 무엇하나? 하고 실의에 빠져있을 때 생명에 불쏘시개가 되어주었으니 말이다.
제자가 모리교수에게 젊음이 부럽지 않으냐 질문을 하자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
"죽음을 받아들이면 삶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네.
나는 열입곱도 살아봤고 스물일곱서른일곱도 살아봤지."
그렇다. 처음부터 어른이었던 사람도 없고 태어날 때부터 교수이거나 철학자인 사람도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보내왔기에 후회도 부러움도 없는 것이다.
"의미 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빠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라 분주할 때조차도 그 절반은 자고 있는 것과 같지. 엉뚱한 것을 쫓고 있기 때문이야."
'모리'를 만나기 전 나의 삶은 늘 바쁘기만 했다. 나를 알고, 나와 가까운 지인들이 늘 '정아쌤은 바쁘니까 내가 갈게. 밥 한 번 먹자'는 말을 할 정도로 시간이 아까워서 점심은 당연히 건너뛰며 일에 몰두했다.
돌아보니 남은 건 나빠진 건강과 더 나빠진 정신력뿐이어서 1년 중 삼 분기는 폭주 기관차처럼 앞만 보고 달리다가 남은 한 분기는 더없이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보내곤 했다. '어차피 열심히 살아도 나아지는 건 미미해. 그럴 거면 아무것도 하지 말자' 이런 식으로 말이다.
태어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100년이 걸린다고 했을 때
나는 지금 딱 절반에 서 있다. 시계로 치자면 낮 12시, 정오를 가리키고 있는 셈이다. 나는 생의 절반에 서서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배웠던 것들을 내가 지금 하는 일에 활용하고 있다. 매 순간을 즐기는 자세로 에너지를 현명하게 분배하면서 말이다.
내가 즐겁게 일하고 긍정적으로 삶을 대하기 시작하자 나의 손을 잡아주고 팔짱을 끼고 어깨를 기꺼이 내주는 , 나를 사랑해 주는 이들로 가득하다.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내려면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야 하네 자기가 속한 공동체 봉사하고 자신에게 생의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 것에 헌신해야 하네"
나는 지금이 딱 좋다. 모리의 가르침대로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웃음과 활력을 담당하고 있다. 사고와 질병과 죽음에 대비하려는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보험상품도 안내하고 사무실 동료들에게 미소로 인사하고 자주 안아주면서.
나는 오늘도 정오의 시곗바늘을 움직이며 큰 소리로 외쳐본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