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시까지 어쩌면 불편하고 조금 부끄럽고 많이 속상해하며 상담을 마친다. 과제로 나온 책을 미친속도로 읽어냈으며 선생님께는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나의 마음과 생각을 털어놓았다.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구본형 선생님 말씀처럼
그대의 일이 놀이가 되기를
그대의 삶이 축제가 되기를
나는 매일 축제를 맞이하는 기분으로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아침을 환대할 것이며 ,24시간을 감사로 풍요롭게 물들이며 춤추며 노래하며 살 것이다.
과거를 두려워하느라 후회하느라 빛나는 잠재성의 미래를 망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나답게 읽고 쓰고 걷는 삶에 몰입하며 진심을 다해 살아갈 것이다.
친구들을 만났다. 주말 저녁,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 천둥소리 요란하더니 비가 쏟아졌다. 바로 그 시간 각자 일터에서 집에서 출발한 5명의 친구가 주남에 도착했다. 창원에서도 외곽인 주남은 데이트코스나 가족외식을 위해 주남오리궁, 가월돈가스, 그리다 카페, 갤러리 카페를 찾을때 외에는 자주 가는 곳이 아니다.
친구가 집을 지었다. 자그마하지만 아기자기해서 예쁜 집, 통유리를 통해 자연을 벗삼은 나무집말이다. 블랙베리가 까맣게 익어가고 감나무 포도덩쿨이 우거진 , 아무렇지않게 펼쳐진 자연의 열매들이 달콤하고도 상큼한 추억을 안겨주었다.
밤새 웃고 떠드는 열다섯 열여섯의 우리를 두고 시간은 자정을 넘어갔다. 때이른 귀뚜라미가 비를 맞고도 울어댔다. 요란하지 않은 울림이 좋다. 나즈막히 친구의 목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린다. 취한 탓일까?친구의 아들을 붙잡고 인생의 쓰디쓴 맛을 예고하는 달큰하게 취한 또 다른 친구의 진지함을 들으며 미소가 번진다.
"야!우리는 요만할때 그렇게 철들었더나?"
우리도 살아보니 알겠더라. 달콤한 맛에 먼저 길들어버리면 조금만 새콤한 맛이 올라와도 인상부터 쓰고 때로 쓴맛이 느껴지면 뱉어버리고 말았다는 것을. 어쩌면 니맛내맛도 없는 밍숭한 맛보다야 달고 쓰고 짜고 맵고 게다가 아프기까지한 인생이 재미는 있을거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