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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정 Jun 08. 2021

자녀를 키워내는 과정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생각을 바꿔 완성하는 전환의 기회

'부모교육' 은 아이만큼이나 함께 성장하는 부모가 육아의 주인공임을 뜻한다.

매주 육아 오디오 방송을 운영 중이라 방송일에는 늘 아침부터 참 바쁘다.

남편과 아이가 집을 나서고 나면 빠르게 집안 정리를 간단히 끝내고 부지런히 원고를 작성해 청취자와 약속한 방송을 위해 녹음을 하고 업로드를 하는 것 까지가 오전에 마무리되어야 할 일들이다.


지난 방송이 있던 날, 원고를 작성하고 있는데 위층에서 공사를 하는지 큰 소리는 아닌데 부부욕실 천장 쪽에서 드르륵 드르륵 하는 긁는 소음이 2시간 가까이 들려왔다. 잠시 큰 소리가 나고 멈춰버리면 바로 녹음을 진행할 텐데 미세한 소음이 계속해서 발생하면 방송에 그대로 전해져 편집도 불가하게 될게 뻔하여 결국 오전 방송 녹음을 포기하고 오후에 게시하기로 마음먹고 기다리며 '우리 아이들의 육아'와 관련해 떠오른 몇 가지 생각들을 오늘은 소개해볼까 한다.


층간소음이 꽤나 스트레스인 걸 알고는 있었지만 탑층에 살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는 다소 자유로웠던 우리 가족은 지난달 이사 이후 꾸준히 들려오는 소음에 자유롭지 못함을 매일같이 실감 중이다. 초등 남아 둘을 키우는 가정이라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최대한 소음을 이해하고 넘어가며 한 번도 항의를 하거나 하진 않았다. 밤 10시가 넘어 쿵쾅대는 소리에 참다못해 경비실에 얘기하려고 버튼을 누르니 갑자기 조용해져 그냥 웃고 지나간 날도 며칠이나 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닌 지금을 사는 우리는 예상치 못한 소음에 늘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층간소음. 그것에 대해 고민하게 된 지금에 대해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네 삶도 언제든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은 늘 생기게 마련이란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 계획을 하고 마주하는 상황들도 많겠지만 특히나 아이를 키워내는 일에 대해서는 나의 예상을 벗어나는 일은 일상처럼 발생한다.


아이가 영아기 때는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것은 물론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다 보니 모든 상황이 어렵고 당황스러워 해답을 찾아 헤매다 보면 너도나도 다른 의견들이 넘쳐나는 통에 옥석을 가려내는 일 조차도 엄마의 일이 되어버리는 실정이다.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라고 다를까?

좋은 책도 많고 방송도 많지만 너무 많은 내용들을 취하다 보면 안 그래도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데 점점 더 혼란스러워져 부모라는 위치가 더욱 부담스럽고 힘들게 여겨질 수도 있는 일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

아이들은 우리의 예상대로 자라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파악해둔 아이의 성향도 있고 아이의 가치관도 어느 정도 형성이 되어 있다면 적당한 대화를 통해 예상할 수 있고 아이의 행동 패턴 또한 추측하여 조언해줄 수 있겠지만 우리네 품 안에서만 생활하는 것이 아닌 기관과 학교, 친구들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기에 내가 알지 못하는 영역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면 돌발적 상황에 좀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한다.


오늘 나의 경우처럼 예상 못 한 상황이 생긴다면 우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들을 먼저 생각해보자.

인터폰으로 얼마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확인하거나 소음을 줄여 줄 수 있는지 문의해보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나의 선택처럼 차라리 그냥 기다렸다가 오후에 방송을 오픈하기로 결정하고 그 시간에 다른 업무를 보는 방법도 생각해 보면 된다.


이처럼 간단한 일에도 고민하고 선택을 해야 하는데 하물며 아이를 키워내는 일에는 얼마나 수많은 돌발 상황과 선택의 기로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예상치 못한 일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아이를 바라보면 그렇게 문제 될 것도 걱정될 일도 많지 않게 된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가 안정기에 접어들도록 기다림으로 곁을 지키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일에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거나, 내 아이의 그동안의 모습들을 바탕으로 좀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조언해 주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자라왔듯 아이들이 삶에도 굴곡은 생길 수밖에 없다.

어려움에 부딪히면 돌아갈 수도 있고, 평탄한 길을 걷다가도 벽을 만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 수많은 벽들에 기만의 문을 만들어 앞으로 나아가고, 어두운 터널을 만나면 그 속에서 자기만의 빛을 찾아 나아가는 과정이 아이의 성장인 것이다.


사춘기 딸아이를 키우며 시시각각 변하는 아이의 표정에 마음은 동요하지만 말과 표정은 동요하지 않으려 한다.

어른인 엄마가 아이처럼 모든 것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아이는 더 이상 나에게 기대려 하지 않을 거란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힘들면 엄마 어깨에 툭 기대어 쉴 수 있게,

답답한 마음은 엄마의 포옹으로 위로받을 수 있게,

기쁜 일에는 엄마 손을 잡고 신나게 뛸 수 있게,

나는 늘 이 자리에서 기다린다.


그렇게 아이와 엄마는 또 함께 자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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