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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정 Oct 14. 2021

사춘기 아이와 부모의 관계

대한민국에서 사춘기 아이 부모로 살아남기

사춘기 아이와의 관계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자녀와의 관계는 마치 숙제처럼 해내 야만 하는 일.

혹은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국한된 경우가 많다.


신생아기를 지나 영아기 유아기를 거치며 부모가 되기 전의 나보다는 많은 부분 부딪히고 배워가며 성장해가게 된다. 글로 강연으로 학습적으로 배운 것도 존재하지만 부모이기에 아이를 키우며 저절로 알게 되는 그 무엇이 있기에 그 속에서 부모는 많은 성장을 하게 된다.


그렇게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은 시기에 회오리처럼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마주하게 되는 아이의 사춘기.

아이도 처음, 부모도 처음.

생각보다 문제없이 지나가는 사춘기도 많지만 편안함 속에서도 겪게 되는 미세한 감정의 변화는 아이를 그동안 잘 관찰해온 부모라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변화일 것이다.

아이는 작년 즈음부터 생애 첫 폭풍의 감정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뭐든 귀찮아하고 방문을 닫고 들어가기도 하고, 그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지만 늘 대화하며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던 아이의 변화는 엄마에겐 당황스러움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아이 곁을 지키고 아이의 감정을 존중을 장착하고 나는 기다린다.

다소 더딜지라도 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기를 진심 어린 격려의 눈빛으로 기다린 덕분에 아이의 지금은 햇살에 반짝이는 연둣빛으로 고운 색을 낸다.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고, 달라진 부분도 있지만 우린 이제 아이가 나와 독립된 존재가 되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캠핑이라는 공간적 특성이 있기에 그렇다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은 단 한 컷도 없다. 물론 사진은 내가 직접 찍는 편이기에 그런 것도 있지만 엄마 곁에 아이가 거의 머물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이를 담은 몇몇 사진이라고는 모두 위의 사진처럼 친구와 앉아 있고, 동생과 이야기 나누고 있고, 책을 읽더라도 자기들끼리 붙어있는 10대의 모습들.


아이들 속에 있는 내 아이.

아이는 쏟아지는 빗줄기에 몰아치는 태풍 속에서 자기만의 방식을 터득하고, 좀 더 유연해지는 법을 배웠을 것이다.

감사하게도 사춘기란 시기는 불안정한 시기임과 동시에 독립된 존재로 자리매김하는 지극히 정상인 성장과정이기에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손잡고 걷는 게 너무도 당연해 그 귀함을 잘 모른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아이는 나와 있는 시간보다 그네들의 시간이 더 즐겁고.

기회만 된다면 친구와 함께 어울리길 희망한다.

적당한 거리에서 아이를 지켜봐 주는 일.

몸의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나의 마음은 늘 너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있음을 아이가 알게 하는 일.


힘들면 언제든 달려와 엄마 품에서 쉬어가면 된다는 것을 아이가 마음으로 인정하게 돕는 일.

그리고.

엄마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고 믿고 있는지 아이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전하는 일.

사춘기 아이와 부모의 관계는 이런 미세한 감정의 전달을 나누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기다림을 단단히 장착해야 하는 때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사춘기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

오늘도 치열하게 고민하시는 부모님께

힘이 되는 글이 되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작가 이현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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