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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전 Nov 18. 2021

과학 교사 되다.


학교에 발령을 받고 군대에 가기 일년전 나는 과학 전담을 하게 되었다. 5학년 아이들의 과학만을 전담으로 가르치게 된 것이다. 사실 나는 고등학교때 이과 였고 과학에 자신도 있고 흥미도 있었기에 잘 가르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수업에 오바해서 유전자에 대해 설명하다가 민원을 듣고 쉽게 가르치라는 교장 선생님의 말에 나는 아이들 수준에 맞춘 과학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했다. 


 매수업은 거의 실험이 있었고 나는 그 실험을 미리 준비해야 했다. 과학 실무사 선생님과 함께 매일 실험을 준비했고 어떤 것은 미리 실험 해 보면서 다음날의 수업을 준비했다. 이과정이 과학을 싫어하는 선생님이라면 고달플 만도 했겠지만 나는 과학을 누구보다도 좋아했기에 즐겁게 할수 있었던 것 같다. 교사가 다 준비하지 않고 대부분은 실무사 선생님이 준비해 주셨기에 부담을 덜고 쉽게 준비할수 있었다. 수업 자료도 인터넷 교사 모임에 공유되어 있어서 수업을 보다 재미있고 알차게 할수 있었다. 아이들은 실험에 잘 참여하였고 그 실험을 하는 과정은 즐거웠다. 다만 떠드는 아이들이 많아서 지도하는데 애를 먹었고 책상에 낙서하는 아이들이 많아 낙서를 지우느라고 실무사 선생님이 고생이 많으셨다. 


 기억에 남는 수업은 물벼룩 관찰 실험이었다. 물벼룩이 학교로 배달되어 왔고 물벼룩을 관찰하기 위한 현미경도 학교에 있었다. 그냥 물벼룩 관찰 동영상을 보여주면 되는 일이지만 나는 아이들이 직접 관찰하기를 바랬다. 그래서 물벼룩 한 마리 한 마리를 스포이드로 잡아서 현미경에 배치하는 작업을 하였다. 그 한 마리 한 마리를 잡아서 현미경에 보이게 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물벼룩이 물방울안에 가운데 오게 해야 했고 그 작은 것이 정확히 현미경으로 관찰할수 있도록 해야 했다. 그리고 물방울이 마르면 물벼룩이 죽기 때문에 다시 물벼룩을 원래대로 넣고 다시 꺼내는 작업을 해야 했다.5학년은 여섯 반이었는데 여섯반을 그 작업을 한 것이다. 오래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그만큼 고생했었던 기억 떄문이 었던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아이들이 물벼룩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었고 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과학 관찰 경험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초등학교 때나 중학교 떄나 과학 실험시간이 가장 즐거웠다. 그 때는 지금보다는 실험 수업이 더 적었으나 실험 관찰을 하는 시간이 즐거워서 잘 참여 했던 것이 생각이 난다.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생물이다. 고등학교가 되면서 과학 실험이 사라지고 오직 교과서 문제집으로만 하는 수업이 되어서 사실 그때 나는 과학 특히 생물에 대한 흥미를 다 잃어 버렸다. 


 고등학교 떄에도 아이들을 위해 조금은 실험을 겸해서 가르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흥미 있는 과목은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기에 실험을 겸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성적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고등학교때는 너무도 수능 위주로 운영되기에 아이들이 공부에 대한 흥미를 갖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시험과 입시 위주보다는 보다 체험적이고 미래를 꿈꾸게 하는 수업이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 


다행히 내가 가르치는 초등은 아직은 입시 부담이 덜기에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기에 적절하다. 평가에 대해서도 덜 민감하고 아이들의 여러 가지 체험을 권장하기에 교육을 보다 폭넓게 실시할수 있는 여유가 있는게 장점인 것 같다. 


 과학 전담은 이제 하지 않기에 나와는 먼 이야기가 되었지만 다시금 과학 전담을 맡게 된다면 그 때는 좀더 재미있게 할 것 같다.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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