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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아 May 24. 2024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단상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한 좋은 점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여유를 부른다.

마음의 크기가 그릇이라면 어릴 때 접시만 하게 채운 물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제법 바가지만 하게 되었다가 큰 대야만큼 채워지는 것과 같다.

물빛은 세월이 주는 숙제들로 맑아지기도 하고 흐려지기도 하지만 사이사이 실패와 성장으로 새로운 물이 채워져 가면서 다시 맑아지는 것과 같다.      


모든 것을 이해하는 공감의 깊이가 깊어진다.

자잘한 것이, 사소한 것이 소중한 행복으로 다가온다. 구태여 행복을 찾지 않아도 이미 느껴가는 일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동네 산책길을 돌 때 들어오는 자연이 그저 아름다우면서도 좋을 뿐이다.

벅차기도 한 감정이 꽃이 피듯 열리면 감탄하는 소리로 읽어가는 하루가 내내 나에게  들릴 뿐이다     


풀꽃의 향기, 바람을 이고 온 봄과 연둣빛 나무 이파리와 하늘의 구름은 저마다 빛이 난다.

이름 없는 여백의 채움에 눈이 가고 소중하여 보는 내내 행복하다.     

어린아이만 보아도 총총거림이 노랗고 예쁘다. 보기만 해도 해맑은 놀이터이다.

이미 아이를 키워봤음에세상 무섭다는 중 2 동네 아이가 그저 귀엽고 소중한 시절로 보일 뿐이다.     


한창인 5월의 금계국 노란 꽃밭, 나비가 노닐다



하기 싫은 것을 감내하던 시기를 지나 온 지금의 여유는 마음속에 품었던 진정 하고 싶던 일에 빗장을 풀고 하루 습관으로 다져가도록 열린 마음으로 바라봄이다.

좋아하는 일도 궂은일을 견디어야 애씀이 발판이 되어 더 간절해지고 후에 하나씩 만나 이루어가는 것들로 즐겁게 된다.   

열심히 살아온 지난날과 지금을 이어서 살아갈 미래는 스스로 생각하고 존중하여 찾아가는 일로써의 비중을 퍼즐조각 맞추듯 하나씩 올려가며 나이만큼 푸근히 하여갈 일이다.


행복을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결국 마음먹기의 크기가 유연해지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알게 되는 것은 경험과 함께 이루어가는 긍정의 사고방식이다.     

좋아하는 일을 긍정하기는 하고 싶은 일을 하루 안에 어느 시간이라도 보태어 가게 되는 일이다.

그 순간은 몰입의 여유를 만든다.


책을 읽어 내려간다.

글을 쓰며 이야기한다.

다짐의 말들이 열린다.

글씨 안에 박힐 마음은 다정함이다.


같은 일상이지만 다른 하루를 맞이하여 가는 내내 지켜가는 일상의 움직임이 너무 좋다. 그런 일들이 쌓이어 나의 자존감은 나이만큼 커지고 푸근해진다.  


행복은 일부러, 억지로 찾지 않아도 이미 일상 속에 존재한다. 눈에 보이는 것, 귀에 스쳐 들리는 것, 맛으로 알 수 있는 것,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아는 것, 코로 향기를 맡게 되는 것처럼 오감을 향한 사랑은 내가 느끼는 지금이며 그 사실을 잘 알아내는 지금의 나이가 그저 좋기만 하다.  

나무의 잎사귀에도, 한들거리는 풀잎에도 연결된 우주는 곧 나이자 우리의 모습이다.


살아가려고 알아가는 것들은  소란스럽지 않게, 그대로 존재한다. 풀꽃의 이유를 아는 것으로 나이가 들어가는 참됨을 이해한다. 좋아하는 일로 하루 안의 어느 시간을 곱게 장식하고 그것이 매일이 된다면 활력이 되고 나의 꿈으로 소중히 간직되기에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나는 사랑에 빠졌다.  곱게 나이 들어 익어가는 사랑으로 하여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내 모습의 정체성으로 이뤄지기까지 그렇게 자연스러운 내가 되도록. 그리하여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책임을 다해가는 일이다.




가는등갈퀴의 보라색 선율, 산따라 물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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