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기름에 달걀을 스크램블하여 오밀조밀 고소한 풍미를 만든 후 간장과 참기름 똑 떨어뜨리면 맛있는 계란밥이 된다. 손이 많이 안 가고 금방 할 수 있어 가끔 막내 은솔이에게 만들어 주는 아침밥 메뉴다(워낙 계란밥을 좋아하기도 해서). 또 매운 김치를 잘 먹어서 알맞게 자른 김치를 함께 내어주면 아주 맛있다고 ‘엄지 척’ 한다. 간소한 아침밥이 허접할 수 있으나 따끈한 계란밥 위에 김치 하나 얹어 ‘앙’ 하고 예쁘게도 먹는다.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출근 전 옆에 앉아 "아우! 예쁜 것" 하며 궁둥이를 ‘톡톡’ 두드린다. 지금이 아니면 이것도 하지 못할 일이다.
숟가락으로 야무지게 떠서 먹는 아이 입이 오물거릴 때마다 맛있게 먹어주어 그저 고맙다. 앙증맞은 시기를 지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 만큼 커 가는 모습은 늘 새롭다.
은솔이에게 ‘학교 잘 다녀와. 사랑해” 한마디 하고 출근했다. 바쁜 아침에 내 아이 머리를 빗겨 주고 밥을 차려 주고 인사하고 저녁에 만나자는 사랑이 담긴 말 한마디이지만 이것 또한 쌓이면 아이에게 추억이 될 것이다. 훗날 머리를 빗겨 주던 엄마의 모습을 은솔이는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아이를 통해 배우는 것들이 참 많다. 겪어 가는 일들에서 행동과 말 한마디에 담긴 감정까지도 엄마이기에 좋은 습관으로, 긍정으로 향하도록 다지고 노력하려 한다. 아이가 생기면서 할 수 없던 일들에 조금 더 용기가 생기고 조금 더 용감해진다(생각이 행동으로). 두려움을 당당히 맞서게 하는 아이라는 존재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소중히 지켜가게 된다. 그리고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꾸준하게 행하는 엄마라서 더 기쁘다.
새롭게 알게 되고 경험하여 이루어가는 것들은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비로소 하나를 이룬다. 세상에 완벽함은 없다. 그저 내가 행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지를 스스로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 여정 안에서 내가 이루게 될 모든 일은 설레고 기쁜 것만은 아니지만 계단을 타고 오르듯 성장한 모습을 발견할 때 다시 나아갈 힘이 생긴다. 물론 계단 오르기는 무척 힘들지만 해냈을 때의 뿌듯함을 너무나 잘 안다. 가끔은 혼자의 시간을 통해 쉬어감을 몰입하여 진정 나를 알아가고, 함께일 때 좀 더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사랑이다.
아이들에게 있어 부모라는 울타리가 각자 새로운 도전 앞에서 든든하게 버티어 줄 가장 큰 버팀목이라는 것을, 돌아갈 곳이 있는 가장 편안한 품이라는 것을 느끼도록 나의 습관(독서와 글쓰기, 필사)을 다해 사랑을 전하여 본다. 아무 조건없이 나의 손에 놓인 지금의 모든 순간이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