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빛깔로 하나를 이루어
나는 김밥을 자주 만다. 아이들이 좋아하기도 하고 나도 좋아하는 음식이라 자주 먹게 된다. 푸릇한 채소는 살짝 데치고, 충분히 푼 달걀에 당근을 한꺼번에 섞어 부쳐내어 단무지와 우엉, 맛살에 햄,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즈까지 준비하면 완료다. 가끔 김치와 제육, 참치로 좀 더 특별한 김밥을 만들기도 하지만 일반 김밥과 치즈김밥을 기본으로 가장 많이 싸게 된다.
주황, 노랑, 하양, 초록을 하얀 밥 위에 얹고 김으로 돌돌 말아 한꺼번에 꽁꽁 말기 시작하면 각각 다른 색깔과 맛이 하나로 폭 감싸져 아주 예쁜 색깔로 다시 탄생한다. 각자의 다름이 하나로 어우러져 합이 된다.
우리도 일을 하거나 생활을 하다 보면 각자 잘하는 것이 있다. 이것을 시너지로 내가 어려운 부분은 상대방의 힘을 빌리고,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은 내가 보완한다. 이렇게 맞춰가는 합 속에 얻게 되는 것은 과정으로 인해 충분히 하나가 되는 것으로 빛을 발하게 된다. 물론 내가 하기 어려운 것에, 모자란 부분에 대해 그저 ‘나는 그것을 계속 못 해’, ‘나는 할 수 없는 일이야’라고만 하는 것은 내 앞날에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이기에 실패하더라도 노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힘보다 두 사람의 힘이 보태지면 더 쉬워진다. 마음이 맞으면 어렵고 힘든 일이라 해도 어렵지 않게 된다. 반대로 아주 쉬운 일이라고 해도 두 사람이 맞지 않으면 그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 된다. 어우러진다는 것은 나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에서 한 발짝 나아가는 데서 시작된다. 그것은 나의 주관적인, 상대방의 주관적인 견해나 평가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봐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누군가가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준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일까. 각자의 입장과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런 눈으로 바라봐 준다는 것을 알고 행함은 앞으로도 더 배워나가야 할 삶의 방식이다. 사람은 결코 혼자 살 수 없으므로 누군가의 어우러짐은 있는 그대로 뭉쳐낸 김밥과 같다. 각기 다른 빛깔들로 인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면 아름다운 하나의 모아짐으로 탄생하니 말이다.
소박하지만 김밥 같은 사람으로
성향과 기질에 따른 이해와 존재로서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마음의 눈을 키우고 살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