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다가 아닌 배경 너머의
작은 돌멩이의 단단함
요새 의료기관 인증 평가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바쁠 때는 그 이상의 더 큰일이 기다리고 있다. 인력이 갑자기 빠진다거나 관계가 틀어진다거나 누군가의 아픔이 존재한다거나 등의 일들이 연거푸 이어지며 정신 못 차릴 정도로 하루의 일상을 이리저리 뒤흔들어버릴 때가 있다. 나는 이런 문제들도 보듬어 가야 하는 사람이기에 이럴수록 느긋한 마음이 절실하다.
이럴 때 나는 코스모스가 되어가려 한다. 나무의 묵직한 동경을 뒤로하고 그보다 훨씬 연한 존재인 코스모스! 꽃잎과 줄기는 거센 바람에 흔들거리나 흐르는 대로 끄떡없는 유연함을 보여주는 강인함이 있다. 무슨 일이든 당황스럽고 긴장이 되고 이렇게 해결해 가는 길이 맞나 고민스러울 때도 있지만 느긋한 마음을 가지는 열쇠는 내가 쥐고 있다. 그 열쇠는 이것을 마주할 때 무서워하지 않아야 열리게 된다. 물론 전부 그럴 수 없고 대부분 이해와 인정으로 대하여 가는 일에서 당연함이 되어버리는 순간도 있지만 말이다.
지금을 다잡아 가는 생각은 각자의 몫으로 남는다. 하나로 모여진 공간 안에도 여러 생각들이 존재하기에 이 엄청난 사실 앞에서도 보이는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생각의 크기를 부풀려 어깨너머의 세상까지 보아가 더 큰 확장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좋은 말과 격려를 보탠다 해도 이미 굳어진 사고는 아주 작은 크기여서 자신의 발끝만 보아 가는 사람도 있다.
배경 너머의 보이지 않는 영역은 생각을 잘 흘려보낼 때 비로소 보이게 된다. 있는 그대로를 비추는 마음의 창은 생각으로 이어진다. 내가 걸어갈 길들에서 받아들여야 할 것들은 웅덩이에 박힌 채 고인 물이 되어가는 돌멩이에 불과하기보다 발길에 차이어 여기저기 굴러가며 부딪히고 상처 나기 일쑤인 돌멩이로 만드는 것이 오히려 낫겠다.
굴려진 돌은 결국 둥글둥글 굴러가다 모난 것이 떨어지고 다져져서 어디서든 반짝여 빛날 힘이 된다. 지금의 아픔은 깊은 내면의 나와 이야기하며 언젠가 둥글게 되고 부드러워진 유연함으로 어디서든 잘 적응하고 헤쳐나갈 의연함과 유연함으로 단단해질 테니까. 그래서 깊이를 더해가는 이 밤의 독서와 필사가 참으로 좋다. 작은 일에서도 나의 인생에서 얻어갈 참맛을 행복하게 느끼어 가는 중이다.
이밤의 끝을 잡고 있는 나의 사랑이 더 이상 초라하지 않게~~~~(노래까지 흥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