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하루의 시 29화

부치지 못한 편지

첫사랑이라는 이름 앞에 놓인 추억

by 현정아

부치지 못한 편지


어스름밤이면 나를 생각해 주세요


눈에 밟힌 지난날의 기억은

무던히도 꼬깃꼬깃해진 편지 안에

가득 들어 있어요


젊은 날의 운명 앞에 사랑이라는

마음이 가벼이 날아와 꽂힌 날부터

아스라이 저민 마음은

아직도 슬프기만 해요


잘 지내고 있나요?

그저 가벼이 인사하고 싶은 마음을 무겁게 보내요


첫사랑의 흔적이야 잊히랴마는

부치지 못한 편지만큼 세월은 흘러

아직도 가슴 한편에

잘 지내라는 인사만 가득 울려요


밤을 따라 놓인 별들은 창을 따라

여전히 반짝이고 소중하게 빛이 나요

쉽게 부치지 못할 편지를

별처럼 가득 쳐다보아요


그래서 잊지 못하고

그래서 시작할 리 없고

그래서 보내지 못할


안부만 여전히 총총 빛나요






누구나가 가지고 있을 법한 어린 날의 첫사랑의 추억은 때론 아련하게 다가온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 삐삐(서로의 소통을 이어준)에 울려대던 숫자는 떨리는 감정과 함께

곧장 공중전화로 달려 나가게 추억이었다.

통화가 끊기기 전 연거푸 넣어대던 동전 넘어가는 소리마저 생각나는 이유는

젊은 날의 회상이 닿은 자리마다 열어진 추억으로 인해서이다.

추억은 때론 그리운 시절의 풍광을 떠올리게 한다.

그 시절 나누던 이야기와 흐르는 음악, 거리의 모습과 탁자 위 커피마저 따사롭다.

마음을 나누던 꾸깃한 편지 안에는 서로의 안부가 가득 들어 있다.

기억을 품어 과거의 때를 부르는 추억은 그 시절의 오롯이 느끼던 감정을 담아낸 그릇과 같다,

뚜껑을 열어 보면 풋풋하기도 하고 따사로우나 어느 날은 깊은 아픔마저 놓여 있다.

가끔은 감정 따라 흐르던 여러 날의 행복과 아픔이 절로 어여쁠 때가 있다.

젊은 내가 이루었던 일들은 그때의 내가 느꼈던 진솔한 마음이었기에 후회는 없다.

그저 잘 지내라는 편지를 마음으로 흘려보낸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잘 살아갈 지금을 소망하기에 그 마음만 따사롭게 보낸다.

나의 안부가 행복하게 닿아 있길 소망한다.

나의 소망은 어쩌면 첫사랑의 이름 앞에 슬프고 아름답기만 했던 젊은 날의 나를 만나 포근히 안아주며

시름마다 가슴 저미는 사랑을 잘 포개어 놓았다고 전하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KakaoTalk_20240914_214618704.jpg 꽃이 닿은 자리마다 놓여진 인연은 시절마다 온기를 더한 바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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