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거리는 마음
봄까치꽃
시 | 현정아
귀엽고 앙증맞은 풀꽃을 아시나요
지금*이라는 마음을 지금 보여주네요
봄이 왔음을 알리는, 기쁜 소식
스스로 땅을 훑은 고된 여정
파랗게 빛을 이룬 소망
아주 작은 얼굴을 곱게도 내밀었네요
이 봄이 다 가면 다시 올봄
때마다 소식을 가득 전하려
그렇게 봄처럼 나부끼나 봅니다.
한참을 보아야 보이겠지요
파랗게 물 이른 하늘을 닮았네요
5월이 되어도 봄은 줄지 않기에
가만히 앉아서 토닥입니다
지금*: 땅의 비단이라는 뜻. 중국에서는 봄까치꽃을 지금이라 부른다.
주변을 걷다 보면 온 자연이 빼곡한 그림인지라 빠른 걸음 뒤를 성큼 잡아끌며 저절로 속도를 늦추게 된다. 이내 걸음을 멈추게 하는 여러 가지 식물들. 요새는 그것들을 관찰하고 교감하고 어루만지고 흠뻑 빠져드는 시간이 즐겁다.
걸음마다 달라지는 풍경은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는 귀한 장면이다. 어디서부터 나고 자란 생명들이기에 각자의 빛깔과 모양으로 때를 따라 나오는지. 어미를 따라 지천에 후루루 쏟아지는 작은 풀꽃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작다는 것은 오히려 크다는 것이 아닐까? 이런 작음을 마주하도록 걸음을 멈추게 하고, 눈을 맞추게 하니 말이다.
봄이 왔다는 기쁜 소식을 알려주는 꽃말을 지닌 봄까치꽃은 억척스러운 겨울의 땅을 뚫어 비단결 같은 땅을 선물한다. 초록의 바탕에 그려진 파랑의 순수. 가장 강인한 얼굴로 나왔나 보다. 그만큼의 힘이 들었기에 얼굴이 저리 파랗게 질린 걸까?
같은 자세로 앉아 다가가는 순간 나와 만나는 풀꽃의 사이가 정겨워져서 그만 기분이 좋아진다. 고요한 감동의 울림이 마음결에 내내 머문다. 이때가 가장 좋은 때라는 말을 비로소 실감한다.
채워간다는 것.
충만(充满), 채울 충(充)과 찰 만(滿).
기꺼이 받아들여 채워내는 마음이 그것이 아닌가.
무언가 기쁘게 되는 일. 마음이 따사로운 일이 그것이 아닌가.
가득 차 있고, 한껏 차 있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마음이 그것이 아닌가.
아주 작은 것으로도 무언가를 차곡차곡 채워갈 수 있는 것은 스스로가 비어있어야 채워갈 수 있고, 최소한의 보답을 담아 자리를 마련해 주는 덕분이다. 보이는 것으로부터 이끌어지는. 보이는 것들을 좋아해 주고 고마워하는 마음. 그것이 보답이다. 내가 보고 듣는 일에서 그러한 일은 더욱 중요한 일이라 여겨진다. 그래야 다음을 잘 이어갈 힘이 생기니까.
나에게 자연은 자연스러운 일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내가 흉내 내지 못할 빛깔들과 마주하는 일이다. 거기에도 다양한 감정이 있고 사랑과 인내, 투쟁이 존재한다. 공짜로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아니 아주 작게나마 알아갈 수 있다. 그들이 있기에 숨 쉬고 호흡하는 생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니까.
산책이라는 작은 발걸음이 이룬 것들이 더없이 고마운 요즘이다. 더더욱 마음으로 다가가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힘껏 사랑해야지. 주어진 나의 것에 최선의 마음을 보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