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그것은 희망

by 현정아

새벽


시│현정아


어스름이 묻힌 계절을 아는가

어둑하고 희미한 곳을 비추는

선하디 선한 희망을 아는가


고된 하루는 무거운 숨을 내쉬게 하지만

다음이라는 기약은 새벽처럼 조용히 온다


새벽은 시를 노래하는 호흡이다


빛처럼 강렬하지 않지만

가슴에 여운을 남긴다

정오의 햇살처럼 밝지는 않지만

사랑이 다시 시작됨을 이해하게 한다

차디 찬 공기층 들어있는 하루를

가늘게 들이쉬어 본다


호흡으로 안기는 그것은 바람


겨울이기에 알 수 있다는 말

긴 시련의 끝에 다다른 봄 같은 희망




1시간 30분을 달려 다다른 직장 주차장. 슬금슬금 들어오는 차량 사이로 빼곡한 하루의 시작이 느껴진다. 바쁜 하루를 다시 멋지게 해내려 하는 다정한 사람들.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고 기운이 나는 것이건만 때론 인생의 돌림판처럼 반복되는 일들마다 맞닥뜨리는 것들로 버거운 날들도 있다.


그럴 때 하늘을 보며 시작하는 아침을 새롭게 보려 한다. ‘다시’라는 잉여를 안아갈 수 있음이 가장 큰 선물인 것을. 때때로 관계에 허물어지기도 하지만 관계로 인해 살아갈 수 있음이 소중하다. 계절만큼 모든 것이 들어있는 것은 없다.


가끔은 쉬고 싶을 때 펼쳐진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위풍당당 푸르른 나무를 청춘처럼 받들고 나서 쉬어갈 겨울의 사랑을 안아가는 지금이라는 계절을 만나가는 것이 참으로 좋다. 그것이 행복이고 감사한 일이란 것을 너무나 잘 알겠다.


어스름 새벽은 호흡을 따라 들어오고 조금씩 밝히는 여명의 하늘을 눈으로 담을 수 있어 다행이다. 하루가 시작됨이 봄 같은 희망인 것을. 새벽하늘은 답한다.


어스름 빛으로 물드는 주홍빛, 그것은 더 큰 것을 바라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오늘의 일. 그날의 최선을 다해가는 것이 곧 나를 사랑하는 길임을 알 수 있게 인도하는 빛깔임을 너무나 잘 알겠다.


가슴으로 하여금.


출근길 주차장에서


토요일 연재
이전 03화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