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

서로를 이어주다

by 현정아

공존

시│현정아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

달이 걸려 있다


달은 하얗고

둥글다

끝까지 채워내

가득 차오른 빛


붉어진 태양과 서로의

얼굴을 맞대고 있다


태양과 달은 이미

하나로 마주한 사랑이다


공존의 어우러짐 속에

나는 달린다, 이 시절을

하나가 기울면

하나가 시작되고

다시 하나가 시작되면

다른 하나는 비워지는

그리하여 낮과 밤은

결코 나뉘지 않는다


밀어주고 북돋우며

시간의 사이를 지켜낸다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이어지는 것이다





토요일의 퇴근길 아직 어둑하지 않은 걸 보니 해가 조금 길어졌다. 영하의 날씨지만 겨울이라고 해서 마냥 추운 것은 아니다.


추운 것 안에 따스함이 있다는 것은 그것을 느끼는 자만이 알 수 있는 온도다. 마주하는 순간마다 좋은 마음을 품으니 햇살처럼 포근해진다. 둥글어진다. 겨울에도 봄처럼 살살 녹는 적정의 온도가 존재함으로 이 겨울이 호기롭기만 하다.


무심코 올려다본 왼쪽 하늘에 달이 조용히 떠 있다. 한 달을 꼬박 달려 채워낸 달은 하얗고 둥글다. 눈이 부시다. 이런 수고로움이 닿은 내 눈길에 감사함이 묻어난다. 달과 마주해 저무는 태양.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마지막을 응원하듯 그 고운 빛깔이 어쩜 이리도 고울까.


하늘 안에 달과 태양은 이처럼 떨어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서로를 위한 공존의 시간이 조용히 여며진다. 하루를 무사히 지켜내고 격려하는 시간이다.


채워내고 비워가 연결되는 힘을 가만히 느껴 본다. 이토록 아름다운 사랑이 있기에 나는 달릴 수 있다. 그리하여 새로이 떠오르는 태양 앞에 다시 시작할 힘을 얻게 되는 것이고, 묵묵히 바라보는 달처럼 조용히 비워낼 수 있는 거다. 낮과 밤이 공존하기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날마다를 만날 수 있는 거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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