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은 '클라우드'를 만드는 회사원이야. 클라우드는 우리나라 말로 '구름'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구름을 다루는 일은 아니야. 먼저 클라우드가 무엇인지 말해줄게. 친구들이랑 클레이아트 해본 적 있지? 찰흙에서 덩어리를 조금씩 떼어내 원하는 모양을 만들잖아. 그런데 만약 포장을 뜯은 처음 그 상태로만 찰흙을 써야 한다면 어떨까? 찰흙을 전부 써서 무엇이든 만들 수는 있겠지만 덩어리를 떼어내지 못하니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기는 어려울 거야.
자, 이제 찰흙을 컴퓨터라고 생각해 보자. 막 포장을 뜯은 전체 찰흙을 '호스트'라고 불러. 아주 큰 컴퓨터라고 보면 돼. 혼자서 수 십번은 쓰고도 남는 성능이 좋은 컴퓨터를 뜻하지. 마찬가지로 호스트에서 컴퓨터 덩어리를 원하는 만큼만 떼어낼 수 있다면? 자유자재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회사에 쓰이는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겠지. 호스트에서 떼어낸 컴퓨터 덩어리를 '가상 머신'이라고 해. 회사에서 쓰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가상 머신에 설치되어서 움직여. 옛날에는 컴퓨터로 하는 일의 종류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호스트만 있어도 일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지만, 요즘에는 회사에서 하는 일도, 다니는 사람들도 다양해지면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움직일 수 있는 가상 머신이 꼭 필요해.
그런데 찰흙은 얼마나 남았는지, 몇 명이 써야 하는지, 굳지는 않았는지 눈앞에서 쉽게 볼 수 있잖아? 안타깝게도 컴퓨터는 그렇지 않아. 호스트에서 컴퓨터 덩어리를 떼어낼 수 있도록, 그냥 떼어내는 게 아니라 모두가 사이좋게 쓸 수 있게 잘 떼어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필요해. 그게 바로 삼촌이 하고 있는 '클라우드'야. 클레이아트 시간으로 다시 돌아와서, 컴컴한 상자 안에 찰흙을 놓고 각자 쓸 만큼만 떼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면 어떨까? 이때 상자 안에서 아주 똑똑한 로봇 친구가 지금 찰흙을 누가 쓰고 있는지, 떼어낸 찰흙이 어떻게, 얼마나 쓰이는지, 남은 찰흙은 어느 정도이며, 많이 굳지는 않았는지를 계속 살펴보면서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면 무척 고맙겠지? 삼촌이 회사 친구들이랑 같이 하는 일이 바로 그 로봇 친구를 만들고 미리 사용해 보는 거야.
여기까지 써놓고 팀원들에게 보여주자 "그래도 어렵다"는 평이 돌아왔다. 쉽게 말하고 쓸 수 있어야 진짜 고수라고 하던데, 나는 확실히 고수는 아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