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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d Oct 09. 2020

할 것: 오늘 치를 쓰도록 만드는 의식

어제보다 잘 쓰는 법_39일 차

이 글은 광고가 아님을 미리 밝힌다. 아침 출근길, 나는 매일 지하철역 근처 GS25에서 1600원씩 지출한다. 매일유업에서 나온 '마이카페라떼' 캐러멜 맛을 사 먹기 위해서다. (카페라떼의 올바른 외래어 표기는 카페라테이지만, 이 글에서는 제품명을 따라 마이카페라떼로 쓴다.)


하루에 2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사람으로서 지금껏 꽤 많은 커피숍이나 편의점 상품을 이용해봤다. 그리고 마침내 입맛에 꼭 맞는 커피를 찾은 것이 바로 마이카페라떼다. 이 220ml짜리 단물이 침을 타고 퍼져야 비로소 하루가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정확히 말하면 정신이 깨는 감각일 것이다.



출처: 매일유업 홈페이지(광고 아님)


벌써 2년 넘게 지속한 이 루틴은 내게 카페인을 충전하는 것 이상의 의미다. 은연중에 머릿속으로 글감이나 문장을 정리하는 시간이 됐다.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 일상에서  시간이 일종의 의식처럼 자리 잡은 것이다. 아침에 회의가 잡혀서 서두르는 날에는 뒤늦게 회사 건물 1층에 있는 편의점에서라도 커피를 사서 '의식'을 행한다. 그렇다고 내가 징크스나 미신을 믿진 않는다.


얼마 전 칼럼을 쓰기 위해 펼친 참고 서적에서 나의 의식을 설명하는 대목을 발견하고 기뻤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소개한 '2분 규칙'이다. 요컨대, 2분 안에 할 수 있는 사소한 행위를 반복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마라톤 5km 완주를 결심했다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러닝복으로 갈아입기'를, 10kg를 감량키로 했다면 '하루에 스쿼드 3회'를 하기로 정하는 것이다. 의지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손쉽게 반복할 수 있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습관이 목표를 이룰 확률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2분 규칙을 내게 적용하면, 나는 매일 글을 쓰고자 마이카페라떼를 마신다. 지금껏  번도 중단하거나 포기한 글이 없는 것을 보면 의식이 효과가 있다고 할만하다.


단, 의식의 부작용이 있다. 수년간 편의점 커피를 마시다 보니 배가 나오고 있다. 이제 글 걱정뿐 아니라 건강 걱정을 시작할 시기다. 아무래도 다시 운동을 해야겠다. 이렇게 적어놓으면 언젠가 시작할 수 있다. 그것이 내가 실감한 글쓰기의 효험이기도 하다. 꾸준한 운동에 또 어떤 의식을 마련할지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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