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잘 쓰는 법_39일 차
이 글은 광고가 아님을 미리 밝힌다. 아침 출근길, 나는 매일 지하철역 근처 GS25에서 1600원씩 지출한다. 매일유업에서 나온 '마이카페라떼' 캐러멜 맛을 사 먹기 위해서다. (카페라떼의 올바른 외래어 표기는 카페라테이지만, 이 글에서는 제품명을 따라 마이카페라떼로 쓴다.)
하루에 2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사람으로서 지금껏 꽤 많은 커피숍이나 편의점 상품을 이용해봤다. 그리고 마침내 입맛에 꼭 맞는 커피를 찾은 것이 바로 마이카페라떼다. 이 220ml짜리 단물이 침을 타고 퍼져야 비로소 하루가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정확히 말하면 정신이 깨는 감각일 것이다.
벌써 2년 넘게 지속한 이 루틴은 내게 카페인을 충전하는 것 이상의 의미다. 은연중에 머릿속으로 글감이나 문장을 정리하는 시간이 됐다.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 일상에서 이 시간이 일종의 의식처럼 자리 잡은 것이다. 아침에 회의가 잡혀서 서두르는 날에는 뒤늦게 회사 건물 1층에 있는 편의점에서라도 커피를 사서 '의식'을 행한다. 그렇다고 내가 징크스나 미신을 믿진 않는다.
얼마 전 칼럼을 쓰기 위해 펼친 참고 서적에서 나의 의식을 설명하는 대목을 발견하고 기뻤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소개한 '2분 규칙'이다. 요컨대, 2분 안에 할 수 있는 사소한 행위를 반복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마라톤 5km 완주를 결심했다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러닝복으로 갈아입기'를, 10kg를 감량키로 했다면 '하루에 스쿼드 3회'를 하기로 정하는 것이다. 의지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손쉽게 반복할 수 있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습관이 목표를 이룰 확률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2분 규칙을 내게 적용하면, 나는 매일 글을 쓰고자 마이카페라떼를 마신다. 지금껏 한 번도 중단하거나 포기한 글이 없는 것을 보면 의식이 효과가 있다고 할만하다.
단, 의식의 부작용이 있다. 수년간 편의점 커피를 마시다 보니 배가 나오고 있다. 이제 글 걱정뿐 아니라 건강 걱정을 시작할 시기다. 아무래도 다시 운동을 해야겠다. 이렇게 적어놓으면 언젠가 시작할 수 있다. 그것이 내가 실감한 글쓰기의 효험이기도 하다. 꾸준한 운동에 또 어떤 의식을 마련할지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