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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d Oct 21. 2020

할 것: 어제보다 잘 쓰는 법

어제보다 잘 쓰는 법_51일 차

5년 전만 해도 캔커피 한 잔이면 저녁까지 쌩쌩했는데. 요즘은 몽롱한 정신을 깨려고 하루에 기본 3종의 커피를 마신다. 출근길에 편의점에서 매일유업의 마이카페라떼를 사 마시고, 오후 4시쯤 맥심 커피믹스를 타서 마신다. 중간에 취재를 나가면 굳이 근처 커피숍에 들러 또 한 잔을 사서 마신다. 역시 사장님 돈(진행비)으로 마시는 커피가 맛있기 때문이다.


부쩍 카페인 섭취량이 늘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렇게 졸음을 이겨가며 지난 50일간 날마다 1100자를 썼다. 이제 내가 하려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조금 알겠다. 멈추지 않고 계속 쓰면서, 필력을 키우는 경험을 기록하고 싶었다. 한 마디로 '어제보다 잘 쓰는 법'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 흔히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볼 것을 권한다. 그러나 노력한 만큼 얻어간다는 이 말은 2가지 이유에서 독자의 맥을 빼놓는다. 첫째는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듣는 순간 화자와의 거리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말은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 할 법한 말이다. 글 쓰는 사람으로서 나는 실력자가 아닐뿐더러 그런 말을 부러 재생산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나는 꾸준한 글쓰기로 맺어지는 결실을 기대한다. 내게 꾸준히 쓰는 지구력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쓰면 쓸수록 필력, 사고력, 정보 조사력 등 글쓰기에 필요한 모든 역량이 향상되는 감각을 느껴야 한다. 성장의 기쁨을 모르고서는 어떤 일이든 지속하기 어렵다.


일찍이 꾸준한 글쓰기를 시도해봤으나 번번이 좌절했다. 보통 성공한 일에 대해서는 원인이 명확한 데 반해 실패한 일에서는 주저리주저리 이유가 따라붙는다. 마치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만의 방식으로 불행하다"는 <안나 카레니나>의 첫문장처럼. 여기서까지 나의 변명을 늘어놓진 않겠다.


숱한 실패를 겪은 끝에 마침내 효과를 본 방법은 이렇다. 우선 하루 중 글을 기획할 시간과 글을 쓸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조건 쓴다. 시간도 분량도 최대한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할애하는 게 핵심이다. 또 분량을 채웠는지에 대한 여부보다 그날 치를 맺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다.


이 루틴을 거듭할수록 생각과 글쓰기 사이에서 선순환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소소한 생각이 기대 이상의 글로 나오기도 한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꾸준한 글쓰기를 위한 글쓰기, 그리고 생각의 선순환. 앞선 50편의 연재는 두 주제에 대한 디테일 뭉치다. 이대로 하면 누구든 어제보다 잘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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