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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를 믿는 삶

태도의 디테일

by 공현주
에밀리 디킨슨의 이런 시가 있다.

지상에서 천국을 찾지 못한 자는
하늘에서도 천국을 찾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어디로 가든 간에,
천사들이 우리 옆집을 빌리기 때문이다.

책 <힘 빼기의 기술> 중


갑옷을 입고 아무도 믿지 않는, 도움을 받지도 주지도 않는 사람 vs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따뜻하고 도우려하고 선의로 가득하다고 믿는 사람


전자는 다칠 일이 없고, 후자는 다칠 일 투성이다. 나는 어떤 쪽에 있는 사람일까. 어디에 있는 삶이 더 행복할까. 분명 어릴 때는 후자였는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사람을 믿지 못할 일을 듣고 보고 겪다보니 중간, 어쩌면 전자에 더 가까운 쪽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당장 마음의 빗장을 모두 해제하고 천사가 되기는 힘들지 모른다. 그럼에도 적어도 누군가의 선의를 믿고 내게 도움을 청한 사람들을 뿌리치진 말아야겠다 생각한다. 그 사람이 나로 인해 선의를 의심하는 삶을 살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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