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졸이던 날
긴 연휴 기간이었다.
연휴 기간 동안 가족들과 먹을 것을 해 먹으며 집에 있던 때였다. 난 그날도 부엌에서 밥을 하고 간식을 만들고 어느 때처럼의 일상이었다. 아이들은 자기 할 일로 바쁘고 막내는 그날도 뭔가 여기저기 호기심 가득으로 바쁜 하루 바쁜 연휴였다.
연휴 마지막 날 낮부터 잠을 자는 남편이다. 낮잠을 자고 또 자고 그런 사람이 아니거늘 그래서 놔두자 싶어 아이들과 난 저녁을 먹으려던 참이다.
남편이 깼다. 속이 답답하다며 안 좋다고 했다. 난 많이 먹어댔다며 한마디를 했고 남편은 욕실로 들어가 따뜻한 물을 받아 욕조에 들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도 남편의 속은 나아지지 않았다. 병원을 가보자고 해도 말을 안 듣는 남편이다. 손이 찢어졌을 때도 그랬다.
다음 날 아침 출근 준비하는 남편. 병원을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내 말은 뒤로하고 출근한다.
남편한테 전화가 온다. 병원 간다고.
좀 이따가 다시 전화가 온다. 의사 선생님이 보호자랑 같이 오라고 하셨단다. 난 바로 병원으로 갔다.
의사 선생님은 당뇨가 있냐고 물었고 혹시 가족력이 있냐고 물으셨다. 둘 다 맞기에 하지만 심해서 약을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심근경색은 당장 시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입원 준비에 마음이 급해졌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실감이 안 났다. 그저 뭔가 싶고 말로만 듣던 심근경색이었다.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이 아프신 줄로만 알던 심근경색. 난 멍하니 입원 준비와 남편은 침대 위 눕고 그저 옆에 있었을 뿐이다. 내가 뭐를 잘 못한 거지. 뭐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도무지 멍했다.
남편은 수술실 유리문으로 들어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그저 밖에서 유리문만 바라보는 것인가.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아이들과 밖에서 기다릴 뿐이다. 눈물만 났다.
너무 갑자기 병원에 왔고 수술실로 들어가고 난 아이들과... 남았다.
무서웠다. 그저 시간이 지나고 문이 열리기를 바랄 뿐
아이들과 있는 그 시간이... 길었다.
누군가한테 말을 해야 하나 싶고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싶고
난 마치 40대 어른이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어린아이 같아서 답답했다.
내가 그동안 조심한 것은 무언인지. 가족력이란 것이 이렇게 내가 원하는 거와는 달리 나의 상태와는 다르게 일상을 모두 가져간다는 것이 현실이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허혈성 심근경색은 만성 심근경색이라고 하신다. 선생님이 더 걱정하셨다. 당신보다 몇 살 많은 너무 젊으신 분이 70대 노인 혈관이라고 하시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셨다.
시댁이 원망스러웠다.
도무지 어찌 그리 무지한 건지. 내가 아프거늘 가려 먹어야 하지 않을까.
한 시간. 두 시간. 안 나온다.
조형제로 오랜 시간은 시술도 어렵다 들었는데 남편은 도무지 나올 생각을 안 한다. 2시간 30분이 지나려는데 문이 열린다. 보호자를 찾는.
침대 위 누워있는 남편.
의사 선생님의 지금 상황과 혈관의 설명을 하신다. 혈관을 가리키며 여기에 스텐트를 삽입했고 어디를 했고, 앞으로 몇 번은 더 두고 봐야 하며 이런 일이 또 있을 거라는 말씀이다.
남편은 조형제 부작용까지 있어 더 고생을 했고 시술이 2시간 반은 넘길 수 없어 나온 것이다.
부작용으로 뚱뚱 부은 얼굴에 한 손으로는 밥을 못 먹으니 옆에 보호자 있어야 하는 상황이고 아이들은 막내가 어려서 데리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입원하고 퇴원하고 나는 현실로 돌아와 더 바빴다.
저녁 설거지를 마치면 늦은 시간이었고 아이들이 아직 어렸기에 집안일 여기저기 치우고 하면 꽤 늦는다.
남편의 자는 모습을 보면서 코에 손가락을 갖다 댄 적이 무수히 많았다. 숨을 쉬는 건지. 무서웠다.
거친 숨을 쉬면서 잘 땐 난 더 예민해지고 그렇게 한동안 손가락을 대본적이 있었다.
괜찮은 걸 확인하고 안심한다. 많이 울었다. 작은방에 와서는 이불을 쓰고 울고 차에 가서 운 적도 많았다.
그렇게 당뇨 조절은 아주 잘 되었고
시술 전과 비슷하지만 달라진 모습. 아프고 나니 뭐가 중요한 자가 보였다.
우리 가족이 중심이 되는 삶. 건강한 삶.
그렇게 시술은 한 번 더 있었고 베테랑 시술자처럼 당일 퇴원까지 하는 상태였다.
물론 지금도 무리하지 않게 한다. 난 더 내려놓는다. 마음을.
현실에 있어 어쩔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직장인의 삶이 고단하다. 남편도 고단함을 이기며 직장을 갈 것이고 많은 스트레스와 싸울 것이다. 그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너무 애쓰지 말라고 말한다.
남편도 조금은 내려놓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