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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 Scone

: 왜 나를 그렇게 대했죠?

by 낙타

나도 그날 그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


가게에서 오픈 준비를 마치고 손님을 기다리던 평일 오전 시간에 멀쑥하게 더벅머리 중년 남성분이 들어왔다. 스콘 2개를 주문하시기에 종이백에 따로 담아 드리고 배웅해 드렸다. 이때까지는 별 일이 없었다.


1시간쯤 지났나? 그 손님이 다시 가게에 찾아오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대뜸 나를 보면서 묻길 “왜 스콘이 이렇게 차갑냐”라고 하셨다. 어안이 벙벙해서 일단 평소와 같이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아침에 새로운 빵을 굽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손님은 전혀 그 대답에 만족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결국 내가 주방에 확인해 보겠다고 말하고 매일 빵을 굽는 E에게 가서 물었다. “우리 아침에 스콘 새로 구운 거 맞지?” 내 질문에 E는 고개를 끄덕이며 “응, 맞아. 아침에 구웠어.”했다. 그러나 내가 그 대답을 들고 손님에게 갔을 때 그는 오히려 그 대답에 폭발한 것 같았다. “이게 니들이 받을 구글 리뷰야”하면서 대뜸 자기가 받은 스콘을 쓰레기통에 집어던지고 떠나는 게 아니겠는가.


속에서 욕지거리가 올라왔지만, 다른 손님들이 계셨기에 최선을 다해 웃는 얼굴로 손님들의 주문을 받았다. 그러나 속에서는 방금 전에 내가 무슨 일을 겪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솟구치고 있었고 그 남자가 스콘을 집어던지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었다.


10분이 지났을 즈음 고개를 들어보니 그 손님이 다시 가게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 손님이 카운터에 도착했을 때 나는 손님을 향해 물었다. “환불해 드려요?” 그러고는 손님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12달러를 꺼내 내밀었다. 꺼지란 뜻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속이 풀리지 않아 대뜸 묻게 되었다. “왜 나를 그렇게 대했죠?”


손님의 태도는 누그러져있었다. 환불도 받지 않았다. 돈 문제가 아니라 자기는 이 가게의 단골인데 스콘이 너무 형편없어서 그랬다고 했다. 나도 그 점은 유감이라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참을 수 없었기에 아까와는 다른 태도로 질문할 수밖에 없었다. “왜 나를 그렇게 대했죠?”


그 손님이 가시고 나서 일이 일단락될 때까지도 나는 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다행히도 내가 그 말을 짜낸 덕분에 속에서 상처가 곪지는 않았다. 오히려 갑자기 난 여드름을 탁 터트렸을 때의 속 시원함마저 있었다. 그래서 아주 나쁠 수도 있었던 하루가 아주 조금은 좋은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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